[이재용 `뉴 삼성` 시대]지배구조 개편 속도…내년 초 주총 분수령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후 나타날 삼성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방향에 재계 관심이 뜨겁다. 실제로 이 부회장 체제 삼성이 가동된다. 그룹 주요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분할, 계열사와의 합병, 계열사 간 지분 매매 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7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공론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 개편이 거론되는 이유는 삼성전자 전체 지분에서 오너 일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언제든 공격받을 여지가 있다. 안정된 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은 필수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유력한 방안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것이다. 최근 엘리엇이 공개 제안한 것도 이 방식이다. 배당 확대 등 엘리엇의 속셈은 따로 있겠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명분을 확실하게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 제안대로 삼성전자가 인적분할 방법을 이용한 지주회사 체제로 변화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삼성그룹 변화를 앞당겼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하는 경우 현재 삼성전자 주주들은 신설되는 사업회사 신주를 보유한 지분율만큼 배정받는다. 오너 일가 등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후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을 일대일 합병하면 오너 일가 지분을 22.7%까지 높일 수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물산이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매입, 지분율을 더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본격 나서는 시점도 관심사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정기 주총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엘리엇 제안 사항에 대해 이사회와 경영진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주주환원 관련뿐만 아니라 모든 제안 사항(지배구조, 특별배당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11월 안에 정리해 시장에 공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