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해시태그-#퀴즈퀴즈]지식노동자 시대는 끝났다지만...

1973년부터 방영한 `장학퀴즈`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 순수 교양 프로그램 시초다. 차인태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이 프로그램은 전국 똑똑한 고등학생을 불러 모아 상식과 교양 혹은 학업 성취도를 겨뤘다. MBC를 거쳐 지금은 EBS에서 방영한다. 올해 5월 1000회 방영을 돌파했다.

문제풀이 경쟁은 그 자체로 재미가 있다. 대학입시 결과가 청소년기 성패를 좌우하던 그 시절, 장학퀴즈 출연과 장원 배출은 본인은 물론 학교의 영광이었다.

좀 똑똑하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은 장학퀴즈 방영시간에 TV앞에 앉아 문제를 풀었다. 출연자가 못 맞힌 문제 정답을 맞히는 쾌감은 그 어떤 자극에도 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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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퀴즈 출연자 모임 수람 30주년 기념, `장학퀴즈가 맺어준 인연` 특집 방송에 출연자들이 퀴즈를 풀고 있다.

얼마 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식노동자를 대량으로 배출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인터넷에 찾아 봐”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시절이다. 대부분 지식은 넷(NET)상에서 클릭 몇 번으로 확인 가능하다.

지식노동자를 배출하던 시대는 끝났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아는 것은 힘이다.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정답을 가려내는 데만 쓰이지 않는다.

퀴즈 정답을 맞히려면 문제가 품은 의도, 배경지식 등을 동원해야 한다. “정답은 OO”라고 외치는 것은 머릿속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이나 자료를 찾아내는 마지막 단계에 불과하다.

넥슨이 온라인게임 `퀴즈퀴즈`를 모바일게임으로 부활시켰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이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개발 주역 이승찬 전 넥슨 본부장이 재미삼아 만들었다 서비스까지 한 일화로 유명하다. 2015년 12월 31일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모바일게임 `퀴즈퀴즈`는 넥슨 인력이 독립해 세운 몬스터플래닛이 만들고 넥슨이 서비스한다. 몬스터 플래닛은 2010년 설립 이후 `게이미피케이션`이 가미된 소셜 서비스와 모바일 퀴즈 게임을 개발해왔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과 에듀케이션 합성어다. 쉽게 말해 학습과 게임 플레이를 섞은 교수법을 말한다.

퀴즈퀴즈는 이 게이미피케이션에 충실했다. 과학·IT, 나라·지리, 문화예술, 교양,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역사 7개 분야로 구성된 `일반 토픽`을 기본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최대 2대2까지 겨룰 수 있는 아레나모드와 턴제로 승부를 가리는 레이스모드가 있다. 아레나모드는 같은 문제를 상대방보다 먼저 맞혀야 한다.

레이스모드는 문제를 맞히면 사전에 정해진 칸 수 만큼 이동하며 목표점까지 먼저 도달하는 방식이다. 한 번이라도 틀리면 상대에게 문제를 맞힐 기회를 내줘야 한다.

문제는 상식 수준이다. 역사 문제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정답을 가리기 어려운 연도, 고유명사 풀이가 꽤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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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퀴즈, 정답을 맞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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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퀴즈, 정답을 맞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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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퀴즈, 정답을 맞혀보세요!

문제 고갈은 퀴즈연구소(UCQ:User Created Quiz)를 통해 보완했다. 이용자가 직접 퀴즈를 출제하고 분야 설정부터 질문, 보기, 이미지, 팁까지 제작한다.

문제를 내면 다른 이용자가 1차 평가한 후, 통과된 퀴즈는 개발사가 2차 평가를 진행한다. 최종 승인 된 퀴즈는 정식 퀴즈로 등록한다.

퀴즈퀴즈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계정을 연결해 지인, 가족과 게임을 함께 할 수 있다. 퀴즈가 가진 원래 재미에 경쟁요소까지 더하며 훌륭한 놀이도구를 만들었다. 스마트기기로 플랫폼을 옮기며 시간과 장소 제약을 뛰어넘었다. 스마트기기 자체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콘텐츠다.

한줄평: 숨겨왔던 나의 무식을 일깨우는 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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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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