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부족한 수익모델은 사업하면서 보완하면 되지만 구성원은 다르죠.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로서 이를 받아들이고 꾸려갈 구성원을 가장 크게 봅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이달 7일 입주 스타트업 2기 20개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이들 기업 입주 여부가 확정되는 이달 말이면 2기 스타트업 선발이 완료된다. 김영덕 롯데액셀러레이터 사업총괄상무는 롯데액셀러레이터 운영방향과 입주기업 선발을 포함한 스타트업 육성실무를 총지휘한다. 액셀러레이터 최일선에서 스타트업계를 만나는 셈이다.
벤처 1세대 기업인 출신인 김 상무는 1999년 인터파크에 합류해 최고기술경영자(CTO), 최고마케팅경영자(CMO) 등을 역임했다. 2000년 인터파크 사내벤처로 출발한 지마켓(구 구스닥) 설립을 기획, 참여한 지마켓 창립멤버기도 하다. 지마켓에서는 이사를 지냈다.
김 상무는 입주기업 선발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자질로 유연성과 학습능력을 꼽았다. 그는 “롯데 계열사 시너지 여부를 1순위로 고려하지는 않는다”면서 “결국 창업 멤버 자질이 우리가 평가할 때도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라며 입주기업 선발기준을 귀띔했다.
이어 “창업은 구멍 뚫린 항아리를 하나씩 채워가는 과정”이라면서 “항아리 그릇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창업팀 역량인데 그 과정에서 유연성, 학습능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창업자 면면이 우수하면 당장은 사업성이 부족해도 선발한다는 것이 김 상무가 세운 방침이다.
활동을 마친 1기 입주 스타트업은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김 상무는 “1기 입주 스타트업 13개사 가운데 9개사가 후속투자를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1기 입주기업 다수가 롯데 계열사와 협업하고 있다. `맵시`는 패션 큐레이팅 서비스를 롯데닷컴에서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과도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열고 닫을 수 있는 캔 뚜껑을 개발한 `XRE`은 롯데칠성과 시제품 생산을 준비 중이다. `CK인터스틸`의 철근결속 솔루션은 롯데건설 부산현장에 투입됐다.
그는 최근 국내 창업계 흐름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머신러닝), 푸드테크, 커머스를 꼽았다. “2기에 지원한 460개사를 보면 창업 유행이 또 바뀌었다는 걸 실감한다”면서 “실제로 선발기업 20곳 가운데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분야 스타트업만 3곳”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분야는 세계적 주목도와 달리 국내 창업 저변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