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헌 필요성과 시의성

24일 국민들은 아주 갑작스럽게 개헌 논의에 맞닥뜨렸다.

모르는 일도 아니고 전전 정부에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사안이다. 그래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일쯤으로 멀게 느껴진 것을 당장 코앞에서 받아들여야 했다. 그것도 다음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에 끝낸다고 약속까지 했으니 당장 해야 할 일이 됐다.

30년 전 6월 항쟁에 뿌리를 둔 현재 대통령 직선 및 5년 단임제 헌법이 현재 우리나라 정치 구도와 선진국 지향형 비전에서 맞는지 안 맞는지는 시간을 두고 토론하면 된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 바꿀 수도 있다. 국민들은 그동안 정치권과 대통령으로부터 개헌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 일부 공감하는 측면이 있었고,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손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날 선언이나 다를 바 없는 대통령 개헌 추진 의사는 국민들로선 사실상 준비 안 된 상태로 받아들여야 하는 통보와 비슷했다. 그것도 완료 일정과 추진 기구까지 다 짜놓은 듯한 시간표에 어리둥절하기 충분했다.

물론 개헌은 헌법상 통치권자인 대통령과 입법부의 다수에 의해 제안되고 추진될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사이에 화두를 던진 것이 대통령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지금 갑작스럽게 받아든 국민들도 언젠가는 한 번 거쳐야 할 과정으로 여길 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가 시의 적절했느냐는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이날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이 입법부에 내년도 예산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개헌이 아무리 급하고 중요하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가는 1년 통째의 국가 살림보다 더 급하고 중요하진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은 임기 내내 통치 기법 선택과 국민 설득을 고민한다. 그것의 연속이 우리나라 정치로 표출된다. 개헌은 선언됐지만 개헌을 받아들이는 국민 정서나 표정이 과연 그러한지 살펴봐야 한다. 아직도 대통령 할 일이 개헌 외에도 너무 많다.

etnews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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