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전용 AP도 탑재…웨어러블 기기에 특화
삼성전자가 2세대 아틱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개발했다. IoT 전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처음 채용했다. 완성도 높은 IoT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삼성 IoT 생태계`가 창출될 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2세대 아틱을 조만간 시장에 공개한다. 2세대는 IoT에 특화된 신규 AP가 탑재됐다. 1세대 제품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엑시노스를 그대로 적용한 탓에 그래픽, 이더넷 등 외부 인터페이스 연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2세대 아틱은 IoT 제품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기존의 아틱1, 아틱5, 아틱10으로 구성된 개발 플랫폼 라인업 가운데 아틱7이 새로 추가됐다. 아틱1은 업계 최저 수준의 소비 전력과 최소 보드 면적으로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에 특화됐다. 아틱5는 홈 허브, 네트워크 카메라에 적합하다. 아틱10은 홈 서버, 멀티미디어 재생 기기에 적합한 IoT 모듈이다. 아틱7은 아틱5와 아틱10의 중간 성능 및 전력 소모량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아틱1보다 전력 소모량을 더 줄인 아틱0 버전도 출시한다. 웨어러블과 바이오 기기 등 초저전력이 요구되는 IoT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수요가 다양한 만큼 파생되는 아틱 플랫폼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로부터 아틱5 대량 구매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틱 대량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개인과 기업에 아틱 플랫폼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면서 “초기 IoT 시장을 선점하면 다가올 미래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하지 못한 `생태계 비즈니스`에서 큰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가 부품 사업에서 플랫폼과 외부 개발자 생태계 개념을 도입한 것은 아틱 프로젝트가 처음이다. 아틱 사업은 삼성전자 DS부문 산하 조직인 미국 삼성 전략혁신센터(SSIC)가 이끌고 있다. 손영권 SSIC 사장과 소병세 부사장 등이 아틱 사업을 총괄한다.
아틱 사업 성공을 위해 SSIC는 협력 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스내피 우분투, 타이젠, 페도라, 뉴클리어스 등 운용체계(OS)는 물론 데이터 처리 분석 기술을 보유한 미디엄 원,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한 센서리, 3D 레이더 기술 역량을 갖춘 바이야 등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아틱은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 자체 데이터 수집 플랫폼 사미IO(SAMIIO) 등과도 호환된다.
삼성전자에 앞서 인텔은 `큐리` `에디슨` 등과 차세대 IoT 플랫폼을 내놓은 바 있다.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도 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국 SSIC에 아틱 사업을 총괄토록 한 것은 플랫폼 비즈니스 자체가 미국식이기 때문”이라면서 “사업 전개 흐름을 보면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운용해 온 방식과 전혀 다르다”고 분석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