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를 뛰어넘겠다.”
국내 한 스타트업이 윈도우를 개발한 IT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 이름도 `오픈 더 윈도우`라는 문구 첫 글자를 따 오윈으로 지었다. MS를 상징하는 윈도우를 열고 더 멀리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신성철 오윈 대표는 “커넥티드카라고 하면 마치 새로운 형태 차량을 연상하는데, 우리 서비스는 기존 차량 충전기에 비콘 하나만 꽂으면 커넥티드카로 변신하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비콘을 시거잭에 꽂으면 자동으로 차량이 신용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최대 150m까지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는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일반 가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일상생활은 크게 편해질 전망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지갑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주유가 완료되면 차량과 주유소에 설치된 블루투스 송신기가 서로 통신을 주고받으며 결제를 마무리한다. 줄 서서 음식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미리 주문을 해두면 가게 주인은 차량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한 뒤 도착시간에 맞춰 음식을 내어준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과도 쉬워진다. 블루투스 송신기 주변을 지나가면 곧바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이패스 기기와 비슷한 원리지만 성능 면에서 비콘이 앞선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하이패스 톨케이트는 진입 전 속도를 30km 이내로 줄여야 한다. 또 특정 차로를 지나쳐야만 결제가 가능하다.
비콘은 주차장 환경도 바꿔놓을 수 있다. 오윈은 비콘과 연동하는 파커(PARK)라는 것도 개발했다. 모습은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바닥에 세워놓은 작은 쇠기둥과 닮았다. 이 쇠기둥을 인터넷에 연결해 비콘과 통신하도록 한 게 파커다.
신 대표는 “비콘이 통신을 한다는 개념을 쉽게 알리기 위해 파커를 개발했다”며 “비콘에 등록된 아이디와 일치하는 차량이 오면 쇠기둥을 내려 주차를 허락하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파커 쓰임새도 무궁무진하다. 차량 입출고 시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유료 주차장에서 활용하면 요금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장애인차·전기차 전용 주차 관리도 수월해진다.
일반인이 파커를 구입한 후 주차요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인터넷에 자신의 주차장 위치와 빈 시간, 요금 등을 올려놓은 뒤 구매자에게 비콘 아이디를 알려주면 된다. 주차 대란이 사회 문제 대두된 요즘, 빈 주차장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비콘 가격은 3만5000원. 최초 한 번만 개인·차량·카드 정보를 입력해두면 평생 쓸 수 있다. 차를 바꿔도 비콘만 쥐고 있으면 문제없이 쓸 수 있다. 결제를 진행할 때도 암호화된 정보(토큰방식)를 단 2초 동안 1회성으로 쓰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새어나갈 염려가 없다.
벌써부터 시장 반응이 뜨겁다. 이미 신한카드와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LG유플러스 등과도 손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에서도 관심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으로 중국에도 진출할 목표다.
신 대표는 “전 세계 20억대 차량을 모두 없애고 한 번에 커넥티드카로 넘어갈 순 없다”며 “적어도 10년 이상은 과도기가 있을 테고 그 과정 동안 오윈의 솔루션이 새로운 경험을 미리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