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미래모임/패널토의]디지털 저널리즘의 현황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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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연구위원

영국 옥스퍼드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직업 가운데 약 47%가 20년 내에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가장 빨리 도태될 직업군으로 회계사, 판사 등 전문지식 관련 직종이 꼽혔다. 대신 화가, 사진기자, 사회복지사, 초등교사 등은 거의 유지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오늘 토론 주제 디지털 저널리즘의 당사자인 기자는 사라질 확률이 11%로 그나마 안정권에 들었다.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체한다고 해도 살아남는 직업이 있다. 과학자 한스 모라백은 로봇에게 어려운 일은 사람에게는 쉽고, 반대로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은 로봇에게는 쉽다고 했다.

시장과 기술 두 가지 측면에서 저널리즘 현실을 얘기해보자. 국내 언론 시장은 크게 줄었다. 종이신문은 1998년 이후로 성장세가 꺾여 인터넷과 모바일에 시장을 내줬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시장이 옮겨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다변화가 주된 현상이다. 기술결정론적 사고는 미디어 전개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짧은 시간에 신구 미디어가 바뀌고, 동시압축적으로 변화했다.

종이신문이 인터넷 환경에 대응하려 했지만 기존 내용을 복제해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에 띄우는 수준에 머물렀다. 인터넷신문도 기대에 못 미쳤다.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포털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인터넷 미디어 특성상 속보성은 확보했지만 심층성은 부족했다.

저널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축은 결국 콘텐츠다. 언론이 디지털 기술에 휩쓸려 다닐 필요는 없다. 내용을 진실하게 전달하는 게 디지털 저널리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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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성 IT지식방송 토크아이티 지식PD

CEO 토크 콘텐츠를 만들면서 열 배씩 성장하는 회사는 왜 그런지 궁금증을 갖게 됐다. 공통점은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이 시장에서 소비자가 생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화장품도 여성에게는 생존에 필수적이다. 콘텐츠 제작도 기업 생존에 필수적인 것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부터는 콘텐츠로 기업이 직접 매출을 올리는 B2B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세상 흐름은 직거래다. 30년 전에는 방문 판매나 점포에서 물건을 구매했지만 현대에는 홈쇼핑, 인터넷으로 거래한다. 개별 영업력에 따라 성과가 천차만별이다.

뉴스도 전자상거래처럼 수요처와 콘텐츠 공급자가 직거래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올해부터 디지털 콘텐츠 공급 직거래를 추진한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뉴스, 언론사, 기자도 일종의 수단이다. 사람들이 맞춤형 콘텐츠를 원하는 시대라는 것이 본질이다. 뉴스는 이제 정보보다 관점, 현상에 대한 전문 해석이 중요해졌다. 댓글, 리뷰 인정 받는 것에 대한 욕구 이런 것이 다 콘텐츠다.

전 인류의 전문기자화가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애완견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다. 이 사람이 글을 쓰면 같은 애견가 사이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된다. 나도 전기과를 나오고 방송을 제작할 줄 꿈에도 생각 못 했다. IT인이고 실무 경험이 많다 보니 방송 제작에 나름대로 전문성이 있다.

회사 소속 기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콘텐츠를 플랫폼에 올리면 수당을 받는다. 앞으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지금은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콘텐츠 인기가 물질적 보상이 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검색은 맞춤형으로 세세하게 이용자와 콘텐츠를 연결시킬 것이다. 언어 자동 번역이 되면 국경을 넘어 콘텐츠가 자동 소비되는 경향이 커진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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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인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콘텐츠 질보다 유통이 중요하다. 언론사도 제조업과 비슷하다. 다른 스마트폰도 품질 좋고 가격 싼 데 돈을 더 주더라도 갤럭시를 사는 것과 같다. IT 발전으로 사라지는 직업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이것을 걱정해야 하는가. 지금은 주 40시간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반드시 주 40시간을 일할 필요가 없다. 1시간 일해서 10이라는 성과를 낸다면 기계가 도와주니까 성과를 20으로 올릴 수도 있다. 일할 시간은 줄이고 봉급 가져가도 된다. 너무 걱정할 것은 아니다. 언론인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최고정보책임자(CIO) 교육하면서 딜로이트가 미국 최고 경영진 35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봤다. IT 영향으로 가장 변신이 요구되는 직업이 저널리스트였다. 저널리즘이 바뀐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우리가 신문을 보는 이유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AI)이 탐사기사, 기획기사 보도 등은 못 한다. 언론사가 모두 없어지면 누가 기획기사와 탐사보도를 할 것인가.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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