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도 인사 변동 요인이 적지 않다. 구본무 회장이 그룹에 젊은 인재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계열사 실적 부진 등으로 상당 폭의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최근 “임원의 정예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내부 감사에서 임원들의 업무 중복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LG전자 인사에서는 2014년 도입한 각자 대표 체제가 어떻게 변화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각자 대표 체제 2년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체제 문제 때문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 방식이 호평”이라면서 “(올해 인사 방향은) 현 체제 강화 쪽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성과를 낸 조성진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전자행` 관측이 심심찮게 나온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MC 사업본부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MC 사업본부장을 맡은 조준호 사장은 올해 야심에 찬 모듈형 스마트폰 `G5`를 시장에 들고 나왔지만 수율을 잡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G5는 부진했다”면서 올해 MC 사업본부의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MC사업부 조직 개편으로 한 차례 변화를 준 만큼 조 사장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것이란 관측은 우세하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LG전자에 호재로 작용, 4분기 실적을 얼마나 개선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다만 분위기 쇄신을 위한 임원진 변화는 상당 폭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MC 사업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본부장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TV와 가전사업부의 성과는 어느 때보다 좋다. 외환 시장 변동성과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전에서는 LG 시그니처라는 초프리미엄 브랜드와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성과를 냈다.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사장), 이우종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장(사장),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부사장)은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사업 재편은 `신사업`에 방점을 찍는다. 구 회장은 올해 임원 세미나에서 혁신 지속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말 신사업추진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구 부회장은 신사업추진단장과 함께 LG화학 등기이사에도 올라 있다. 앞으로 있을 LG화학과 LG생명과학 합병도 주목된다. 바이오 부문에 강점이 있는 LG생명과학과 하나가 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의도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부 이원화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미래 성장 동력인 OLED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해서다. 사업부 축소 및 통합에 따라 상당 폭의 임원 감축도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다단계 판매가 문제가 됐지만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 가고 있어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