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檢 칼날에 휘청한 롯데그룹...연말 인사·경영 `오리무중`

롯데그룹 연말 인사와 새해 경영 전략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4개월 동안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한 검찰이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총수 일가를 일괄 기소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상태에 빠져 있어 방향성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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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18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신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씨와 장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각각 탈세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롯데그룹은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면서 “그동안 사회와 국가 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진지하게 성찰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재계는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신동빈 회장이 그룹 개선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했다. 그룹 지배 구조 대개편은 물론 사회에 일으킨 물의를 감안, 윤리 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신동주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해결, 호텔롯데 상장, 인수합병(M&A) 등 산적한 과제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은 신 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어떻게 개편할지다. 신 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인원 전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은 지난 8월 그룹 비리 관련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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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그룹 내부에서는 신 회장이 정책본부 규모와 권한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그룹 정책본부는 임원 20여명을 포함, 250여명이 근무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계열사로 흩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검찰이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재판에 넘긴 것은 롯데그룹의 향후 인사 방향과 경영 전략을 좌우할 변수다. 롯데그룹이 법원 판결과 처벌 수위에 따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연쇄 이동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계열사 전·현직 대표와 임원 12명도 기소했다.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 등 핵심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