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KISTEP 박영아 원장 재신임 불승인 `일파만파`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회 추천 박영아 현 원장을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연임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파장이 예상된다.

20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KISTEP 원장 선임과 관련해 불승인 결정을 통보했다. 미래부는 박영아 원장에게 KISTEP를 3년간 이끌면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불승인을 내렸다. 미래부는 `싱크탱크로서 역할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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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은 최근 임무중심형 기관종합평가에서 `우수`를 받았다. 기관평가는 5단계로 구성된다. 최우수-우수-보통-미흡-매우미흡이다. 평가 보고서는 경영일반 총평으로 “13개 추진계획의 질적 우수성, 달성 과정의 적절성, 목표의 도전성 및 혁신성이 우수함”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성과 역시 “12개 성과목표 모두 100% 성과목표를 달성”이라고 평했다. 미래부가 불승인한 이유와 배치된다.

KISTEP 이사회는 9월 2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박영아 현 KISTEP 원장을 제8대 원장으로 선임했다. 원장 후보로는 박영아 현 원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 박두규 트라이밸류 대표가 올랐다.

과학계는 청와대와 정부에서 이인선 전 원장을 내정하고 있었는데, 이사회 표결에서 한 표 차이로 박영아 원장이 의결되자 승인을 고의로 미루고 있다고 추측했다. 미래부는 국정감사를 이유로 20일을 끌다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정치권은 반발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이사회 의결 사항을 장관이 불승인한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고, 이는 청와대가 현 원장을 인정하지 않은 결과 때문”이라면서 “이사회 결정 사항을 장관이 번복한 것은 앞으로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만 하라는 신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인사 문제이기 때문에 통보의 내용이나 이유를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과기계 기관장 인사 개입 사례는 7월말 김선옥 신임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 내정자 불인정, 7월 22일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중도사퇴, 9월 1일 김승환 한국창의재단 이사장 중도 사퇴 종용 등으로 이어졌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미래부 인사검증 시스템이 마비된 것”이라며 “거대 R&D를 관장하는 조직 수장을 뽑는데 정치적인 의견이 반영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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