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전 수출 1호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이 54조원 잭팟을 터트렸다. 주사업자인 한전은 UAE와 합작으로 만든 이 원전 운영사업에 투자해 전기 판매 매출로 매년 1조원 가까이를 벌어들이게 됐다.
한국전력은 20일 UAE 원자력공사(ENEC)와 바라카 원전 운영사업 공동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과 무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락 아부다비 행정청장관 겸 ENEC이사회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자계약서에 서명했다.
2014년 5월 박근혜 대통령 바라카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다져온 양국 원전협력 관계가 실질적 투자성과로 이어졌다. 5월에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UAE 경제공동위원회`를 열어 올해 안에 투자계약을 완료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계약에 따라 한전과 ENEC는 바라카 원전 운영전담사인 `바라카원(Barakah One)`에 공동 지분 출자한다. 한전은 9억달러(약 9900억원)를 낸다. 총 5600㎿에 달하는 바라카 원전을 60년간 운영하면서 494억달러(54조원) 매출을 가져온다.
이는 금액 기준 세계 최대 원전 운영사업으로 그간 건설 수주금액 186억달러(21조원)의 갑절이 훨씬 넘는다. 수출 효과로 따지면 자동차 228만대, 휴대폰 5200만대와 맞먹는다. 연간 최대 1000명 해외 고용 창출도 가능하다.
이번 한전과 ENEC 투자계약에 앞서, 7월 한국수력원자력과 ENEC는 2030년까지 6억달러에 이르는 운영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역사적인 1호 원전 설계·조달·시공에 이어 운영까지 우리 기술로 담당하게 됐다.
바라카 원전 괸련 계약은 이제 장기정비 계약만 남겨뒀다. 이 계약은 한전KPS가 바라카원전 운영정비 자회사인 나와(Nawah)에너지와 정비 인력을 10년간 파견하는 내용으로 협상 중이다.
이것까지 확보하면 UAE 원전 건설, 기자재 공급,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전 분야를 우리 기업이 싹쓸이하게 된다. UAE 외 다른 해외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60년 동안 안전하고 신뢰 받는 발전소 운영으로 UAE 원전이 세계 최고 프로젝트가 되도록 하겠다”며 “건설을 넘어 운영까지 이어진 양국 협력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UAE 바라카 원전= 한전이 2009년 12월 수주했다.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5600㎿)를 UAE 아부다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것으로, 한전이 주계약자로 사업을 총괄 수행하고 우리나라 기업이 설계, 제작, 시공, 시운전 및 운영지원 등 사업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0년 1월 공사를 시작한 후 주요 공정을 적기에 달성하며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7년 1호기 준공을 시작으로 매년 1개 호기씩 2020년까지 4기를 모두 준공할 예정이다. 진척이 가장 빠른 1호기는 지난 7월부터 최종 공정인 고온기능시험중이다. 이 시험이 완료되면 핵연료 장전과 시운전에 들어간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