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트렌드를 바꾼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직방`이다. 여러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야 좋은 매물을 찾을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현장 사진과 가격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직방에 콘텐츠전송망(CDN) 서비스를 제공한 회사가 아카마이다.
국내 신규 고객사와 파트너를 찾기 위해 방한한 그레엄 버드셀 아시아태평양 아카마이 총괄사장도 직방과 같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e커머스 산업을 변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e커머스가 모바일 CDN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게임에 이어 시장 룰을 바꿀 모바일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 디맨드웨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모바일 쇼핑 트래픽은 47%였다. 컴퓨터를 사용한 쇼핑 트래픽 44%를 앞질렀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 아카마이가 국내 모바일 e커머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버드셀 총괄 사장은 “빠른 콘텐츠를 전송하기 위한 기술인 CDN이 한국과 중국에서는 게임과 e커머스 고객이 부각되고 일본은 가상현실(VR) 쪽에서 성장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게임, e커머스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다수 신규 서비스를 고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게임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CDN 서비스를 일정부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동반 성장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는 게임에 이어 e커머스에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카마이는 세계 128개국에 22만대 서버를 보유, 글로벌 콘텐츠 전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용량 트래픽을 기업이 잘 소화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다. 직방이 도입한 이미지 매니저가 대표적이다. 버드셀 총괄 사장은 “한국은 워낙 통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소비자가 원하는 사용자 경험 기대치가 높다”며 “이미지를 자동으로 재가공해 전달하는 컨버터 기술과 관리 기술로 국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드셀 총괄 사장은 고객 발굴 외에도 국내 파트너십을 견고히 하는데도 관심이 많다. 이미 KT와 메가존 등과 협력하는 아카마이는 신규 파트너와 협력할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클라우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콘텐츠 전송 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협업 생태계(에코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