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캠퍼스를 구축한다. 최대 480억원을 투입해 연구개발(R&D), 마케팅, 인·허가까지 지원하는 클러스터를 만든다. 유사 클러스터와 차별성, 예산확보가 관건이다.
경기도는 연말까지 `바이오 스타트업 캠퍼스(가칭)` 구축을 위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전략 수립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바이오 스타트업 캠퍼스는 초기 바이오 기업이나 성장기업을 발굴, 사업화를 지원한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면 사무실, R&D시설, 인·허가 등 모든 지원을 제공한다.
광교 테크노밸리 내 황우석장기바이오센터 부지를 이용한다. 연면적 1만2000제곱미터 규모다. 이곳에 기업 사무실, R&D와 인·허가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집적한다. 바이오 인프라를 가진 경기바이오센터 이전을 검토한다. 입주 규모는 기업, 연구소, 기관 등 최대 100여곳이다.
허순 경기도청 과학기술과 팀장은 “바이오 스타트업 캠퍼스는 최대 100여개 초기 바이오기업을 입주시켜 사무, 연구개발, 사업화 등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성장기업도 입주시켜 기업 간 협업과 인수합병(M&A) 등도 활발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스타트업 캠퍼스는 경기도의 `바이오산업 활성화` 일환이다. 경기도는 차세대 먹거리로 정보통신기술(ICT)을 넘어 바이오를 점찍었다. 판교에는 코리아바이오파크 등 집약시설과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기업 상당수 위치한다. 광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280여 개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바이오 기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차바이오텍 등 병원과 기업도 있다. 바이오 스타업을 지원하는 클러스터를 구축해 기존 인프라와 시너지를 기대한다.
예산 확보가 걸림돌이다. 경기도는 잠정적으로 필요 예산을 480억원으로 설정했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일정 부분 국비 지원을 기대한다.
바이오 스타트업 캠퍼스와 유사한 형태 클러스터가 전국 곳곳에 존재한다는 점도 예산 확보에 걸림돌이다. 유사 중복 사업 우려다. 오송과 대구에 위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도 관련 인프라를 꾸려 바이오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지방 바이오산업진흥원도 성격이 유사하다.
특히 현재 구축 중인 홍릉 바이오클러스터는 사실상 바이오 스타트업 클러스터와 운영 계획과 목표가 유사하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수요가 크지 않을 경우 예산 낭비가 될 수 있다.
경기도도 이를 인지, 차별화 전략 수립에 고심한다. 구글 캠퍼스처럼 외부 전문가를 책임자로 영입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 기업 수요에 맞춘 유연한 운영 환경을 제공해 차별화를 꾀한다.
한 팀장은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와 성격이 유사하지만, 기업 수요가 큰 만큼 입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유사하더라도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인프라가 많이 생겨 내부 경쟁을 통한 발전적 방향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