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가전업계가 2017년형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에 들어갔다. 신기능을 대거 탑재하고 에너지소비효율을 향상시켰다. 김치냉장고가 단순히 김치만을 보관하는 가전이 아니라 다양한 식품을 보관할 수 있는 멀티 기능을 추가, 제품 활용성을 넓혔다. 연간 업계 추산 1조원의 김치냉장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전 기업 마케팅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 `메탈김치통` LG `유산균`
삼성전자, LG전자, 대유위니아, 동부대우전자 등 주요 김치냉장고 제조사들은 자사의 올해 전략 신제품 김치냉장고의 우월한 기술력과 디자인 차별성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2017년형 `지펠아삭 M9000`을 선보였다. 온도 변화가 적은 땅속에 보관해 김치 맛을 살린 조상의 지혜를 제품에 구현하기 위해 메탈그라운드 범위를 확대했다. 메탈그라운드는 빠른 냉기 전달, 보존 능력, 위생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메탈 소재를 이용해서 쿨링 커버 및 선반·서랍 등 제품 곳곳에 탑재해 정온력을 높인다.
신제품은 기존 `메탈쿨링커튼`을 개선한 `메탈쿨링커튼 플러스`를 탑재했다.
메탈쿨링 커튼은 냉장고 문을 열고 닫으면서 김치통을 꺼낼 때 온기가 안으로 들어가 저장 온도가 변하는 것을 막아 준다.
삼성전자 김치냉장고는 김치통도 메탈 소재를 택했다. 메탈쿨링 김치통은 뚜껑을 제외한 전면이 스테인리스 소재다.
LG전자 2017년형 디오스 김치톡톡 신제품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만 탑재하던 `유산균 김치플러스` 기능을 올해는 뚜껑식에도 확대 적용했다. LG전자가 내놓은 219리터 이상 김치냉장고 신제품에는 스탠드형과 뚜껑식을 가리지 않고 모두 `유산균 김치플러스` 기능이 들어가 있다. LG전자는 김치 보관 온도를 6.5도로 유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컴프레서 기술로 이 기능을 구현했다. 이 온도에서는 일반 보관 모드와 비교해 김치 맛을 살려 주는 유산균 류코노스토크가 12배가량 잘 자라게 돼 김치가 맛있어진다. LG전자는 김치 유산균 최고 전문가인 조선대 장해춘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LG전자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신제품 전 모델에 김치를 오랫동안 맛있게 보관하는 `쿨링케어` `오래보관` 등 기능을 탑재했다. 쿨링케어는 김치냉장고 구석구석에 6분마다 냉기를 전달, 김치 보관 온도를 고르게 유지한다. 오래보관 기능은 매일 7시간마다 최대 40분씩 강력한 냉기를 내보내 신맛은 억제하고 류코노스토크는 유지, 오랫동안 김치를 맛있게 해 준다.
대유위니아 2017년형 딤채 신제품은 한겨울 김장독에서 갓 꺼낸 듯한 김치 맛을 위해 `오리지널 땅속 냉각` `오리지널 독립 냉각` 등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디자인에도 많은 변화를 줘 차별화를 꾀했다. 제품을 곡선형으로 디자인하거나 상부와 하부의 소재를 달리해 우아함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기존의 김치냉장고에는 없던 육류·장류·주류·견과류 등 식재료 특화 보관 공간, 김치 숙성도를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 등 특별 기능을 통해 사용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동부대우전자는 초절전 기능의 스마트 냉각시스템과 김치 맛을 오래 유지하는 스마트 명인 비법을 채택한 2017년형 클라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신제품은 월간 소비전력량 13.9㎾h를 달성했다.
동급 300리터대 1등급 제품 대비 최저소비전력을 구현한 초절전 제품이다.
동부대우전자는 국내 최저 소비전력을 구현하기 위해 소비자 사용 패턴에 맞춰서 컴프레서 작동 시간을 최소화했다. 각종 센서를 통해 최적 절전 냉각 시스템을 구현한 `스마트 냉각 시스템`을 적용했다. 스마트 냉각시스템은 온도 편차를 0.1도 이내로 줄여 김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신제품은 스마트 명인 비법을 적용해 김치 군내를 없애는 `예비숙성`, 유산균 활동을 배가시키는 `저온숙성`, 김치 맛을 변질시키는 부패 균 활동을 억제하는 `급속냉각` 후 `자동보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통해 명인의 김치 맛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김치냉장고 `에너지 1등급` 할인
올해 국내 주요 김치냉장고 제조사 신제품은 대다수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2017년형 김치냉장고 지펠아삭은 스탠드형 전체 모델과 뚜껑형 31개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했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디오스 김치톡톡 신제품은 스탠드형 27종, 뚜껑식 15종 등 총 42종이다. 이 가운데 약 80% 이상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다.
LG전자는 219리터 이상 뚜껑식 김치냉장고 신제품 전 모델에 스마트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했다. 이 때문에 기존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25%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뚜껑식 김치냉장고에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한 것은 LG전자가 최초다.
대유위니아 2017년형 딤채도 대다수 1등급을 달성했다. 스탠드형 전체 모델과 뚜껑형 34개 제품 가운데 31개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마크를 획득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올해 신제품 김치냉장고 특징 가운데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초절전 기능을 강조했다. 올해 신제품 김치냉장고가 대부분 1등급 소비효율을 달성한 덕에 정부에서 실시한 고효율 가전제품 구입자 환급 인센티브 혜택을 가장 많이 받게 된 가전제품군으로도 김치냉장고가 꼽힌다. 가전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1등급 에너지소비효율 가전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준 정책으로 김치냉장고가 매출 증가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 환급정책`으로 올해 김치냉장고 판매가 증가했다. 실제로 올 7~9월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김치냉장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새해 김치냉장고 신제품 1등급 기준치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인 가운데 김치 냉장고 고효율 기술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