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나노 신소재로 만든 위·변조 방지 라벨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처음 상용화했지만 단기간에 적용 품목과 지역이 급증했다. 독자 개발·생산하는 나노 소재의 높은 보안성과 가격 경쟁력이 비결이다.
나노브릭(대표 주재현)이 판매하는 `엠태그(M-Tag)`는 세계 최초로 자기 색 가변 나노 소재를 적용한 위·변조 방지, 정품 인증 라벨이다.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로 구성된 잉크가 핵심 성분이다. 자기장에 따라 색이 변한다. 이 소재 물성을 보안 제품으로 응용했다.
자기장에 따라 색이 변하기 때문에 사용이 편리하다. 생활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석만 갖다 대면 정품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고무자석은 물론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내장된 스피커 자석에도 반응한다.
QR코드나 디지털 코드, RFID 라벨보다 보안성이 높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소재 자체로 보안성을 구현했기 때문에 인쇄된 코드를 복제할 위험이 원천 차단된다. 핵심 소재를 전량 직접 개발·생산하면서 외부 유출을 막았다.
나노브릭은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70억원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 이어진 수주 물량까지 합하면 올해 수주액 1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엠태그는 단가가 몇십원에 불과하다. 이 제품으로 100억원 매출을 올리려면 물량을 쏟아내는 수준으로 생산해야 한다. 지난해 말 첫 상용 제품을 출시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성장세다.
자기 색 가변 잉크는 2012년 일본 나노테크, 한국 나노코리아 등 세계 유수 전시회에서 수상한 유망 기술이었다.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도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보안 라벨에 이 기술을 적용한 엠태그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에 접어들었다.
기술 상용화 원년인 올해 적용 품목과 지역이 대폭 확대됐다. 시장 진입 초기 화장품과 식품에 주로 채택됐으나 최근 정보기술(IT) 기기, 엔터테인먼트 기기에도 채택되기 시작했다. 대 중국 수출품 적용을 시작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개척했다.
초기에는 더우주, 리더스코스메틱, 코리아나화장품 등 화장품 업체가 주로 채택했다. `짝퉁` 등장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IT제품 유통사 엠티이엑스퍼트트레이딩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지역에 유통되는 IT제품에 정품 인증 라벨로 적용된다. 뱅앤드올룹슨은 국내에 판매하는 비앤드오플레이 전 제품에 엠태그를 적용하기로 했다.
동남아에선 엠태그 핵심 소재인 자기 색 가변 잉크를 독특하게 활용한다. 라벨이 아닌 보안 용지로 채택됐다.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청(JAKIM)이 할랄 인증서에 이 소재를 시범 적용한다. 할랄 인증서는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율법에 따라 생산된 제품을 공인한다.
나노브릭 관계자는 “위조 방지 시장에서 라벨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지만 가격이 싸면 보안성이 떨어지는 딜레마가 생긴다”면서 “엠태그는 독자 소재 자체에서 높은 보안성을 확보하면서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고 소개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