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가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팩토리에 주목하고 있다. 전통의 제조 강국인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한다. 중국은 `제조 2025`라는 계획 아래 204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선진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도 추가경정 예산으로 395억원을 편성, 스마트공장 보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내 600개 이상 업체를 추가 지원하는 등 제조사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팩토리의 한 예로 로보틱스 기업 화낙(FANUC)은 시스코와 함께 25만개 이상의 로봇을 연결, 예상치 못한 작업 지연을 방지하는 `작업지연 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기반으로 공장 내 온도, 가동 주기, 기계 운용 활동 등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분석해서 베어링이나 변환기 부품이 마모되는 것을 사전에 감지한다. 생산 지연을 줄이고 기기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대만 폭스콘도 연간 1만대의 자체 기술 개발 산업용 로봇을 중국 내 공장들에 추가로 도입, 2020년까지 공장의 30%를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지능화된 생산·물류·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든 설비와 장비가 스스로 판단해 제품 불량을 줄이고 비용과 시간을 절약한다는 스마트팩토리는 여전히 많은 제조사 입장에서 현실화의 갈 길이 멀다.
그렇다면 제조 기업의 스마트팩토리 혁신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우선 대규모 투자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고객 요구뿐만 아니라 임직원,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연관성 높은 공정에 집중, 점차 진행하는 것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또 국내외 유사 형태의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기술력, 유지·보수, 확장성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항이 바로 클라우드다. 여러 공정이 연결되고 이들이 생성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후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해 내는데 기반이 되는 인프라가 바로 클라우드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궁극으로 공장 내 효율·안전 등 체감할 수 있는 효과뿐만 아니라 공장 외부 요소인 물류, 공급, 판매에까지도 영향을 미쳐서 공장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다. 많은 제조사가 아직 포드자동차 공장 시스템의 단계별 생산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공장에서는 생산이 동시다발로 진행될 것이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공장, 심지어 다른 제조사 공장과도 연결돼 하나의 가상화된 공장처럼 움직이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는 그 중심에서 스마트 팩토리가 쏟아 내는 데이터를 담을 `통`으로 활용된다.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연결된 모든 요소에 즉각 전달하는 등 추구하고자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산업 인터넷 중심의 변화는 지속되고 그 출발점인 스마트팩토리 구현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제조업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 안목으로 접근한다면 제조 혁신은 그리 먼 일은 아니다.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이 분리된 형태가 아닌 혼연일체가 되는 스마트 팩토리가 우리나라 제조업 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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