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대중문화부] 바쁜 일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중년남자들의 센스 넘치는 패션 감각을 가끔씩 접할 때면 나도 모르게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핏이 잘살아있는 패션도 중요하지만 대충 간단하게 착용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하게 풍기는 매력 포인트는 남자도 충분히 섹시할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중년남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지키려 하는 여자들과는 달리, 착용하는데 있어 자신이 얼마나 편하게 오래 접할 수 있느냐를 우선으로 하고, 자신의 성격과 개성을 패션에 얼마만큼 편안하게 안착시킬 수 있느냐를 신경 쓴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방영된 생후 585개월의 아들 김건모의 패션역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역시 김건모다’ 싶은 개성 넘치는 컬러 감각이 눈에 띄었다.
10월7일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의 김건모의 소개팅 장면에서 보여준 핑크컬러의 블레이져 자켓은 일반적인 핑크톤보다 한톤 낮은 톤의 인디컬러 라인으로 캐주얼하면서도 내추럴하게 매치되는 멋스러움이 고급스러웠다.
깔끔한 스타일을 정돈시켜주는 스킨베이지컬러가 배색된 화이트컬러 셔츠의 밸런스와 블루와 와인컬러 믹스의 니트 타이는 익살스러운 김건모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대변해주는 엣지 있는 포인트였다.
하지만 귀여운 광대이미지를 느끼게 해준 믹스컬러 된 팬츠 아래로 다소 조금은 화려한 슈즈의 매치가 아쉽기도 했다.
물론 김건모가 처음부터 착화한 슈즈임에 어쩔 수 없는 스타일링 마무리였다는 것은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유독 눈에 띄는 골드컬러의 슈즈는 잘 잡아 놓은 스타일링에 큰 아쉬움을 남긴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는 것.
이미 상의로도 컬러 포인트가 충분히 더해졌기 때문에, 슈즈는 스타일 안정감을 느낄수 있는 다크브라운 톤이나 딥한 카멜라인의 보트슈즈나 로퍼를 매치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김건모는 이름 석 자 만으로도 충분히 김건모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지금껏 활동해 왔다.
그의 패션은 방송에 등장할 때 마다 파격적인 변신 보다는 김건모 자체의 변함없는 이미지를 굳건하게 지켜가는 느낌이었고, 그의 변치 않는 한결같은 모습들은 이전 화려했던 유년시절을 얼마나 멋지게 스스로 기억하려 하는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화려한 유년시절 끝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상실감을 크게 겪는 경우, 같은 옷을 반복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성향이 있다고 하는데, 김건모의 경우 같은 캐릭터티셔츠를 여러 벌 구입하는 모습은 조금은 쓸쓸한 감정도 들었다.
그의 모습이 너무 독특한 모습으로 방송에 내비춰 졌지만, 같은 옷을 또 사는 모습이나 같은 디자인의 옷을 컬러별로 여러 벌 구입하는 모습은 우리내 가까이에서도 얼마든지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경우의 모습들 이다.
그것은 결국, 그 어떤 누구도 흘러가는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저마다 가슴속에 찬란하게 빛나던 유년시절을 기억하기 때문은 아닐는지.
2012년 선보였던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에서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라는 명대사가 있었다.
패션은 그렇게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닌 늙음 안에서 아주 당연하게도 나를 세상에 당당하게 선보이며 그 자체로 아름답고 멋지게 존재하고 있다.
흘러가는 세월을 원망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패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