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대규모 특별할인 기간이 끝났다. 참가 업체 매출이 지난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때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동차와 가전제조사 등이 가세하며 참여 분야가 늘고, 참여 업체 수도 확대됐다.
하지만 면세점과 온라인쇼핑 등 유통 분야는 성장 폭이 큰 반면에 가전 전문점 매출은 소폭 증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할인 폭이 크지 않고, 할인 대상 제품도 인기 제품이 아니어서 매출 증가에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매출 증가, 참여 확대 성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29일~10월 9일 코리아세일페스타 대규모 특별할인 기간에 참여한 주요 유통업체 54개사의 실적 집계 결과 매출 4조9000억원으로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보다 10.1%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세일 행사가 없던 2014년과 비교하면 35.8%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처음 열린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기저 효과로 매출 증가율은 다소 떨어졌지만 두 자릿수 증가로 국내 최대 할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10월 1~14일 이어진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코리아세일페스타 집중 할인 기간과 요일이 같은 첫 11일을 기준으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행사에 유통(210개), 제조(93개), 서비스(38개) 등 341개사와 6만여개 매장이 참여해 유통 92개사, 매장 3만4000개이 참여한 전년보다 규모가 대폭 확대되고 할인 품목과 할인율도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태풍 등 기상 요인과 지난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기저 효과에도 매출 전반이 증가, 소비 진작에 효과가 있은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소비 심리 개선과 내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10월 말까지 계속되는 할인 행사, 관광 등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 지역별 축제 등의 성공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특별할인 기간은 종료됐지만 197개 업체는 할인 기간을 이달 말까지 자율 연장해 진행할 예정이다.
◇유통 `웃고`, 가전 전문점 `보통`…업종별 희비
올해 행사에서 매출 증가 폭이 가장 큰 업종은 면세점(29.5%)이다. 행사 기간이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와 맞물리면서 중국 관광객이 대거 방한한 효과가 컸다. 국경절 연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2010년 집계 시작 이래 최대인 28만명에 달했다.
온라인쇼핑도 참가 업체 수가 늘면서 관심을 모았고, 온라인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와도 맞물리며 매출이 12.3% 늘었다. 요일별로 4개 부문에 추가 할인을 실시한 것이 특히 효과를 봤다.
5대 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8.7% 증가했다. 행사가 없던 2014년과 비교하면 29.8%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문 것은 태풍 차바 등 기후 요인으로 인한 소비 감소와 할인 기간 연장에 따른 소비 분산 효과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는 제조업체가 참여한 가전 매출이 48.7% 급증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의류, 패션 업체의 매출은 4.0% 증가에 그쳤다.
대형마트와 가전 전문점은 매출 증가가 미미했다. 대형마트 매출은 1.6% 증가에 그쳐 행사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가전 전문점도 매출 증가가 5.7% 수준으로 영향이 크지 않았다. 산업부는 가전 전문점이 대부분 이달 31일까지 할인 기간을 연장, 소비 분산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가전 전문점 관계자는 “통계상 매출이 조금 증가했지만 실제 체감 효과는 거의 없었다”면서 “준비도 많이 했고 초반에 연휴가 끼어 있는 등 날짜도 좋았지만 판매가 늘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소비자·업계 “2% 아쉬워”
코리아세일페스타 특별할인 기간에 매출이 증가한 것은 분명한 성과다. 정부와 업계가 오랜 기간 준비한 결과다. 하지만 소비자와 업계에서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면세점과 백화점 매출이 증가했지만 대부분 중국 관광객 등 외국인들로부터 매출이 발생했다. 국내 소비자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주부 강모 씨는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가는 대형마트 등에서도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진행하긴 했지만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할인 효과를 느낄 수 없었다”면서 “가전제품도 온라인 최저가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 지금 구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홍보가 다소 아쉬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 가전 전문점 관계자는 “지난해 행사 때는 TV 광고 등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홍보가 적극 이뤄졌다”면서 “이에 비해 올해는 홍보가 다소 부족하면서 행사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평했다.
올해 처음 세일에 참가한 자동차 업계도 최신 인기 차종보다는 출시한지 꽤 지난 모델 중심으로 세일이 진행,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 만큼 구매를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됐다. 자동차는 내년 행사에서 세일 모델과 할인율을 더 확대한다면 소비자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시장이 소외되면서 중소상공인에게는 행사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도 아쉬웠다. 실제로 1500개에 이르는 국내 전통시장 가운데 400여개만 행사에 참여하고, 그나마도 일부에서만 매출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