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국내 `코봇` 시장…유니버설로봇, 조직개편·클린룸 투입으로 `맞불`

국내 코봇(Co-Bot·협업로봇) 시장이 불붙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업 진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선제 진입했던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이 반격에 나섰다. 동북아시아 차원에서 영업·지원 조직을 개편하고 클린룸 도입 인증을 획득했다. 협업로봇 클린룸 도입 인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봇 영토가 또 한 차례 확대되는 계기다.

유니버설로봇은 기존 아시아·태평양(APEC) 지사에서 관할하던 한국, 일본, 대만 사업을 분리해 동북아시아 지사를 설립한다고 13일 밝혔다. 동북아지사 본부는 일본 도쿄에 설치하고 지사장에 야마네 쓰요시를 선임했다. 지사 본부와 별도로 국가별 사무소를 뒀다. 한국 사무소는 지난 7월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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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벤 오스터가드 유니버설로봇 CTO가 협업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3국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APEC지사가 중국, 인도를 제외한 동남아, 한국, 대만, 일본, 오세아니아를 모두 관할했다. 동북아 3국을 지사로 승격해 신규 업체와 경쟁에 속도를 낸다.

한국은 2014년부터 2년 연속 유니버설로봇 APEC 지사 최대 판매처였다. 시장이 급성장하며 리싱크로보틱스, 쿠카로보틱스 등 경쟁업체가 진입했다. 국내 기업 한화테크윈도 참전을 선언한 상태다. 경쟁업체 등장에 맞서 조직을 승격하고 `맞불 전략`을 펼친다.

야마네 동북아 지사장은 “동북아지사 신설은 영업, 세일즈, 기술 지원 투자를 위한 조직 개편”이라면서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획득한 클린룸 인증도 반격 기회다. 유니버설로봇은 글로벌 인증기관 T〃V S〃D로부터 자사 제품이 클린룸(등급 5)에 도입 가능하다는 인증을 받았다. 클린룸에서 로봇을 가동해도 분진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다. 유니버설로봇은 클린룸에서 사용 가능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 봉인부와 플라스틱부 소재까지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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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벤 오스터가드 유니버설로봇 CTO가 협업로봇 개념과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클린룸 도입 인증은 업계 최초다. 협업로봇은 대형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이 일하던 라인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작업 대체도가 매우 높다. 클린룸에까지 이 로봇이 도입되면 `코봇 영토`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에스벤 오스터가드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로봇이 활용되는 산업이 다양해지고 있고 전자업계 클린룸까지 들어가면 적용 영역이 더 확대될 것”이라면서 “오염에 민감한 웨이퍼 취급에도 협업로봇이 사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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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벤 오스터가드 유니버설로봇 CTO가 협업로봇 개념과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경쟁 업체 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선의의 경쟁이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금까지 코봇 시장을 선도한 것은 맞지만 혼자서 시장을 확대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 과제”라면서 “한국을 포함한 코봇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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