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산업을 이끄는 기업의 위기가 국가 경제에도 후폭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의 위기 극복 사례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 대부분이 기업에서 비롯된 위기는 결국 기업이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로 해결했다.
대표 사례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핀란드 노키아 등 국가 주력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들은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과감한 구조조정, 집중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
일본은 아예 국가 차원에서 버블경제 붕괴로 위기를 맞은 지난 1999년부터 `산업활력재생법`을 시행해 600개 이상의 과잉설비, 과잉채무,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며 자발로 구조조정을 유도했다.
1878년 토머스 에디슨이 창업한 GE는 세계 최대 글로벌 인프라 기업이다. 140년이 넘는 기업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GE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주력사업 정리 등 `철저한 자기파괴` 과정을 거쳤다.
강성욱 GE코리아 총괄대표는 “어떤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과거의 성공 요인이 미래에는 실패 원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GE가 이노베이터(혁신)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 `배움을 잊는 것`을 주요 성공 열쇠로 꼽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GE는 스스로 제조 기업이 아닌 디지털 기업으로 지칭한다. 내부 조직 변화로 시작해 현재는 소프트웨어(SW), 데이터 기반 회사로 시스템을 변모시켰다. 2007년에는 캐시카우 사업부인 GE플라스틱을 매각하고 에너지 사업에 집중 투자하기도 했다.
미국 대표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도 한때 파산 보호를 신청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당시 부품을 공급하던 주요 1차 벤더와 기타 자동차 부품업체 200여곳 역시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GM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쉐보레, 캐딜락, GM대우 등의 브랜드는 남겨 두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무려 2만1000명의 직원이 해고되고 14개 공장을 폐쇄했다. 결국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상황을 개선시키며 파산 보호에서 벗어났다. 2009년부터 엄격한 품질 및 재고 관리를 했으며, 2010년부터 판매량 증가를 끌어냈다.
핀란드 공룡기업 노키아도 아이폰 등 스마트폰 등장에 대응하지 못해 한때 경쟁력을 잃기도 했다. 모바일게임사 슈퍼셀, 로비오 등 중소·벤처기업이 약진하면서 경제를 이끌었으나 핀란드 경제를 견인하던 노키아의 몰락은 경기 전반 하락과 실업률 상승 등에 영향을 미쳤다.
노키아는 절치부심 끝에 2015년 4월 경쟁사인 프랑스 알카텔-루슨트 인수 발표를 통해 통신장비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핀란드 역사상 최대 금액은 156억유로 투자를 결정했다.
노키아는 시장점유율 5위이던 알카텔-루슨트의 인수로 화웨이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3위(17%)에서 2위(27%)로 도약했으며, 1위 사업자인 스웨덴의 에릭슨을 3%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응이 늦었지만 과감한 구조조정과 남아 있는 주요 역량에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찾아 가고 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