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공학기술 강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소프트웨어공학센터가 설립 8년 만에 문을 닫는다. 센터 인력과 사업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으로 흡수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1월 1일자로 NIPA 부설기관이었던 소프트웨어공학센터가 폐지되고, NIPA 본원으로 흡수된다. 공학센터가 담당하던 기능과 인력은 현행 6개팀에서 2개팀으로 축소된다. 나머지 인력은 NIPA 연관 부서에 배치된다.
SW공학센터는 2009년 SW품질경쟁력 강화를 위해 NIPA 부설기관으로 설립됐다. 국내 중소기업 SW공학 적용을 돕고 기업실무자 멘토링을 지원했다. SW프로세스품질인증(SP인증)을 평가, 인증했다.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GCS(Global Creative Software) 등 정부 대형 SW개발과제 품질관리 사업과 SW발주지원 등을 담당했다. 총 6개팀 41명이 근무한다. 올해 SW공학센터 예산은 150억원가량이다.
지난달 NIPA 이사회는 SW공학센터 흡수안건을 통과시켰다. 시너지 강화를 위해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업계와 학계 의견을 취합해보니 설립 당시 목적과 달리 센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고, NIPA와 겹치는 사업도 많았다”면서 “별도 독립기관보다는 NIPA에 기능을 통합해 운영하는 게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상반기 발생한 NIPA 비리사건도 센터 폐지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 4월 NIPA 소속 보직자 두 명이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들은 2012년부터 2년간 SW공학센터 재직 시절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이후 미래부는 NIPA를 대대적으로 감사했고, 이 과정에서 센터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SW공학센터 폐지와 관련해 업계 의견은 찬반으로 나뉜다. 지난주 한국SW산업협회 산하 SW테스팅협의회는 SW공학센터 폐지 관련 회의를 했다. 업계 대표들은 SW공학센터 폐지에 아쉬움을 표했으나 센터가 그동안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한 업체 대표는 “SW공학센터가 별도로 존재하면서 SW품질이나 공학에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반대로 SW테스팅, 컨설팅 업체가 담당할 사업을 센터가 직접 관리하면서 업계와 마찰도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SW공학센터 폐지 이후 정부가 SW품질 관련 정책을 더 강화하기를 주문했다. 다른 업체 대표는 “센터 폐지가 SW품질이나 테스팅 업계를 홀대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NIPA로 흡수되더라도 정부가 SW품질과 테스팅 분야에 더 많이 관심 갖고 사업을 강화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SW공학센터에 따르면 국내 SW공학수준은 2010년 40점대에서 2014년 67점을 기록했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여전히 국내 SW공학기술 향상과 SW품질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미래부 관계자는 “공학센터는 폐지하지만 NIPA 내 유사 분야로 기능이 통합되는 것”이라면서 “(센터)인원이나 사업이 축소되거나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SW품질이 SW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 “NIPA에 통합하더라도 그 역할과 사업을 축소하지 않고 더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공학센터 연혁>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