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이 승용차, 대중교통(버스), 상용차(트럭) 3각 편대를 이루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어떤 차량이 가장 먼저 상용화될 것인지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와 수요 특성에 따라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방향이 나뉘고 있다.
◇대중교통(버스)
시범서비스 형태기는 하지만 실생활에 자율주행이 가장 빨리 접목되고 있는 것은 버스다. 이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소도시에서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미국은 자율주행 자동차 실제 시험을 위한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를 진행해 지난 6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로 최종 선정했다.
현재 운행 중인 자율주행 버스는 모두 지정된 코스만을 달리고 시속 20㎞ 수준의 저속 셔틀버스다. 아직은 속도가 너무 낮다. 하지만 실제 도로에서 사람을 태우고 운행을 시작했다는 데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비록 저속이라고 해도 돌발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향한 단계적 인식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용차(트럭)
상용차 자율주행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 필요성은 가장 강조된다. 장거리 운전이 요구되는 물류 특성상 자율주행이 안전성과 유지비용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자율주행 상용차 개발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볼보트럭이 트럭 세 대를 무선통신으로 연결해 자율주행 기능으로 군집주행을 하며 유럽을 횡단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우버는 자율주행 트럭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오토`를 6억8000만달러(약 750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에서 식료품 배달, 퀵배송 서비스를 하는 우버가 육상 물류 핵심인 트럭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기 위해서다.
오토는 구글 무인자동차 개발진이 주축이 돼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오토는 1%에 불과한 상용차가 28%의 오염을 유발하는 점, 트럭 7분의 1이 물건 수송을 마치고 빈차로 주행을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상용차 시장 혁신을 주장했다.
◇승용차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승용차다. 우선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중 가장 많은 차를 차지하는 것이 승용차여서 자율주행으로 도로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창출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승용차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해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속도가 붙은 이유도 있다.
2030년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하던 업체들은 그 시기를 앞당겨 발표하고 있다. BMW는 인텔, 모빌아이와 손잡고 2021년 자율주행 자동차를 내놓겠다고 밝혔으며, 포드 역시 스티어링 휠조차 없는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2021년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1회 주행으로 600㎞(유럽기준)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콘셉트카 아이디(I.D.)를 공개했다. 이 차의 자율주행 버전은 2025년까지 개발한다는 것이 폭스바겐의 목표다.
현대차 또한 자율주행 승용차를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상용차와 승용차를 모두 개발하는 몇 안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는 승용차부터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시장에서는 메인 스트림이 승용차로 가고 버스나 트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