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단종] 거시경제 타격 불가피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인해 거시 경제 전반에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수출이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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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갤럭시노트7 피해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후방산업과 내수경기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11일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단종한다면 분명 피해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으나 간접적으로라도 사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휴대폰 시장에서 2개월만에 단종 사태가 벌어진 것은 갤럭시노트7이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옴니아 품질 논란이 발생했을 당시 후속 제품인 갤럭시S 할인을 제공했지만, 전면 단종까진 하지 않았다.

애플은 같은해 아이폰4 `안테나게이트`가 발생했을 당시 전파 간섭을 줄이기 위한 케이스를 제공하며 무마했다. LG전자는 G2 액정 논란이 발생하자 해당 부품만 제공했을 뿐이다. 갤노트7 배터리 발화로 이용자 안전에 위협이 되자, 전면 단종을 선택했다. 케이스나 부분적 보상에 비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단종은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정보통신기기(ICT) 수출에 `직격탄`이 됐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ICT제품은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열흘 동안 우리나라 수출액은 94억6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18.2% 줄었다. 수출액 가운데 스마트폰이 포함된 무선통신기기는 같은 기간 31.2% 하락했다고 관세청은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일 국·과장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선 삼성전자 매출 감소와 수출타격, 협력업체 영향 등을 종합 검토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이 단종될 경우 발생할 경제적 손실 규모는 정확하게 추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2조~3조원까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갤럭시노트7 최초 출시 당시 3분기 판매량을 600만대로 예상했다. 지난 8월말 초기모델 리콜 사태 이후 300만대로 판매량을 낮췄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피해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에 들어가는 반도체, 회로, 부품 산업은 물론 케이스와 액세서리 업계 등 후방 산업도 제품 단종 절차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협력 업체는 물론,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부품업체들은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갤럭시노트7을 앞세워 연말 판매 경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반기 최대 주력상품으로 꼽힌 갤럭시노트7이 무대에 올라보지도 못하면서, 이통사가 준비해 둔 마케팅비용도 감소가 예상된다.

이동통신사는 마케팅 비용을 일부 아꼈지만, 갤럭시노트7 환불, 교환 비용, 영업 타격이 겹치며 4분기 시장경쟁이 더 어려워졌다.

특히 고가 단말기인 갤럭시노트7의 매출이 줄어들어들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갤럭시노트7 특수를 기다려온 3만여 휴대폰 유통 시장에 침체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브랜드 하락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와 경제계는 이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빠르게 마감하고 후방산업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하는 일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인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선 갤럭시노트7의 타격을 대체할 새로운 차원의 시장을 열고, 확장해 나가는 일이 가장 큰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