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등이 가입한 방어형 특허연합이 중국 특허 매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특허소송에 대비하려면 현지 특허가 필요하지만 중국 기업이 방어형 특허연합 합류에 미온적이어서 직접 매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토요타 등 일본 기업은 일종의 위기감을 해소하고자 최근 특허연합 가입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韓·日 완성차, 방어형 특허연합 가입 확대
IP노믹스와 단독제휴한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최근 한국과 일본 완성차업체 등이 가입한 방어형 특허연합 OIN(Open Invention Network)이 중국 특허를 매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원사가 공유한 특허를 분쟁 방지에 활용하는 전략이 중국에서 통하려면 현지 특허가 필요하지만 중국 업체 가입이 더디기 때문이다. 상용차업체 포톤 외에 눈에 띄는 중국 회원사는 없다.
중국 업체의 OIN 합류가 부진한 원인은 인식 부족과 특허소송 급증 등으로 요약된다. 회원사 간 사용료를 받지 않고 특허를 공유해 분쟁에 대응한다는 개념이 아직 널리 확산되지 않았고, 갑자기 늘어난 자국 소송 대응에 급급한 것이 현재 중국 사정이다. 더욱이 미국 특허소송 등 해외 분쟁을 경험한 업체가 소수여서 특허공유라는 개념이 생소하다.
또 다른 방어형 특허연합 LOT(License on Transfer) 네트워크에도 중국 업체 참여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포드가 LOT에 가입하자 현대기아차와 일본 스바루, 마쓰다, 닛산, 혼다 등이 줄지어 합류했지만 중국은 예외였다. 키스 버겔트 OIN 대표는 “화웨이처럼 특허공유에 깊이 관여한 업체도 있지만 중국 전체에 인식이 확산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OIN “中 특허 매입 예산 최대 15%로”
OIN이 직접 중국 특허 매입에 나선다. 급증하는 중국 특허소송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최근 회원사 급증으로 확보한 동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2%에도 못 미치던 중국 특허 매입 예산은 10~15%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제껏 예산 대부분(98%)은 미국 특허 매입에 사용했다. 버겔트 OIN 대표는 “향후 중국에서 오픈소스가 지배적인 형태로 자리 잡을 잠재력이 크다”며 “패밀리 특허(해외에 출원한 동일 특허) 여부에 관계없이 중국 특허에 많은 관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버겔트 대표는 또 “일본 업체가 최근 방어형 특허연합에 서둘러 가입하는 것을 위기감의 발로”라고 풀이했다. 기술선도력과 시장주도권 모두 중요한 일본 기업이 자동차 분야 기술력에서 경쟁업체에 뒤처지지 않았다는 점을 스스로 확인했다. 방심하다가 주변국 경쟁업체에 시장을 내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례를 피하기 위해서다.
한편 중국 특허 매입이 향후 방어형 특허연합에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OIN 이사회 멤버가 된 토요타가 자금력 등에서 이 단체 특허 매입을 지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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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