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이광호 중앙대 교수팀이 몽골 타반 톨고이 지역에서 발견된 고인골(古人骨)의 미토콘드리아 DNA 등을 분석, 몽골시대 황족일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고인골은 2004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650㎞ 떨어진 동부지역에서 총 7체가 발굴됐다. 당시 발굴단은 무덤양식, 부장품의 양과 질을 볼 때 이 중 5체가 몽골 황족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황족이 쓰는 용문양 말안장 등이 함께 발견된 여성 고인돌은 `몽골여왕`으로 불렸다.
연구팀은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법으로 절대연대를 분석, 5체의 고인골이 칭기즈칸 생존 전후인 12~13세기 황금씨족(칭기즈칸 가계)의 일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결과 남성 3체와 여성 1체(몽골여왕)는 동일한 `하플로 타입(같은 조상을 둔 단상형 유전자)`을 갖는 `D4 하플로그룹`의 일원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성 1체는 CZ하플로 그룹에 속했다.
D4 그룹 4체는 극동아시아에 기원을 둔 황금씨족의 한가족으로 확인됐다. CZ 그룹 역시 황금씨족으로 추정되나 모계가 달랐다.
D4 황금씨족 고인골과 가장 유사한 현대인은 일본, 중국, 몽골인이다.
특히 남성 고인골 3체의 Y염색체 분석결과, 이들은 한 아버지의 자손일 가능성이 높았다. 또 유럽에 가장 많이 분포된 R1b-M343(서유라시아) Y염색체 유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R1b Y 그룹의 현대인은 러시아 칼미크인, 중국 회족, 우주베크인, 타지크인 등이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타반 톨고이 남성 고인골의 부계기원이 동북아시아(C3c)가 아닌 서유라시아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광호 교수는 “2004년 몽골에서 발견된 고인골 연구결과를 통해 처음으로 칭기즈칸 가계의 단서를 밝힐 연구결과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투멘 몽골국립대학 고고인류학과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지난달 14일자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