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거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TV 세트 업계 마진율에 비상이 걸렸다. 전통적으로 하반기는 TV 세트 판매 성수기로 패널수요는 늘지만 LCD 공급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 가격 상승세 속에 삼성, LG전자를 비롯한 중소 TV업계까지 수익성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가 발표한 TV용 LCD 패널 가격 조사 결과 LCD 평균 가격은 32형부터 50형까지 올해 3월과 비교해 크게 상승했다. 지난 3월 32형과 패널 가격은 52달러에서 8월말 기준 68달러로 30.7%나 급등했다. 40인치는 3월 85달러 수준을 유지했지만 8월 하반기 101달러를 기록해 18.8% 뛰었다. 50형 풀HD 패널도 7월 초까지 125달러를 유지하다 8월 들어 131달러까지 올랐다.
업계는 하반기 들어 TV 소비가 살아나면서 중국 등 TV제조사들이 패널 구매를 확대한 것이 패널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판단한다. 하반기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굵직한 소비가 이어지기 때문에 TV패널 가격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업을 누르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출혈 경쟁뿐 아니라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TV패널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2형과 40형 패널가격 상승은 이들 크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중소업계엔 치명적이다. 중국 저가TV를 비롯해 중소기업들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32형은 10만원대, 40형은 20만원대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오픈마켓에서는 이벤트를 통해 32형 TV를 10만원대 이하로 판매하기도 했다. 중소업계 관계자는 “32형 TV를 판매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1만원 이하로 32형 제품은 수익을 내기보다는 소비자를 끌기위해 판매하는 미끼상품으로 전락했다”면서 “이미 내려버린 가격을 더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반기 TV사업 수익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통상 TV제조원가에서 패널 부품가격은 절반 이상 차지한다. 50인치 패널가격 상승이 높지 않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지만 전체적인 가격상승이 달가울 리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패널 가격이 상승 또는 하락은 항상 있는 일이기 때문에 등락에 맞춰 대응 하고 있다”면서 “최근 올레드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는 등 제품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TV용 패널 가격은 고공행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7세대 LCD패널 라인 가동 중단과 파나소닉의 TV용 LCD패널 생산 종료로 공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TV판매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수요는 증가하지만 주요 LCD 패널 생산 중단으로 32, 40형 공급이 줄면서 패널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