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한 건설사 직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티젠과 계약하겠습니다.” 그 건설사에서는 아파트 시공을 앞두고 실내 환기 시설을 담당할 사업자 선정을 위해 입찰공고를 냈고 ㈜티젠은 응찰을 하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발주처인 건설사에서는 자격을 갖추지 못 한 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 하도록 제한을 둔 상태였고, 약 10개의 업체가 입찰에 참가하였다. 제안서를 검토한 건설사는 마침내 ㈜티젠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하였고, 티젠에서는 공장실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건설사 담당자는 현장 실사를 가지 않겠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왔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 동안 수많은 제안서를 받아보았는데 ㈜티젠의 제안서는 정말 잘 만들어졌고 제안서만 봐도 그 품질력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들 10명 중 6.3명이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한다. 내가 살 집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요소가 위치, 가격, 주변 인프라 등이지만 집안의 환경적인 요소는 고려대상에서 빠져있는 것 같다. 모든 아파트의 개별 세대에는 환기 시설이 필수로 들어가 있는데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환기 시설은 욕실과 주방에 있는 환풍기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전체 실내공기를 순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생선구이나 청국장이라도 만들게 되면 집의 창문을 다 열어놔야 좋지 않은 냄새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환기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외출 후 집안에 들어왔을 때 어떤 냄새가 나는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시험ㆍ인증& 9월호에서는 인천광역시 부평구 마장로180번길 1에 위치한 ㈜티젠의 홍현성 대표이사를 만나 높은 기술력으로 환기시스템 시장에서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비결과 그의 인생철학을 들어보았다. 홍 대표는 티젠을 설립하기 이전까지 렌즈후드에 들어가는 모터를 생산하고 있었고 당시의 시장점유율은 60%였다고 한다.
Q: ㈜티젠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주식회사 티젠은 공조 및 환기산업의 전문기업입니다. 2005년 창립이래로 신기술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해왔고, 2008년 “공동주택 환기용 덕트 내부청소장치”에 관한 특허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개발을 신조로 공조환기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2014년, 천장 매립형 전열교환기로는 국내최초로 고효율 110CMH인증을 취득하였고, 욕실환기팬 또한 국내최초로 90~110CMH 정풍량을 한 모델로 취득하였습니다.
Q: 주요 생산품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공조, 환기 제품 중 렌지후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종 욕실 팬, 전열교환기, 전동댐퍼, BDD등 환기에 관련된 제품을 직접 제조하고 있습니다.
Q: 여러 건의 공조관련 특허 및 의장을 출원하셨는데, 각각 자세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2016년 8월 기준으로 특허 12건, 의장 8건, 실용신안 6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9년 공동주택 환기용 덕트 내부청소장치 특허를 받았습니다. 환기장치 내부의 더러워진 공간에 특수 볼을 넣고 진공을 이용하여 청소하는 장치입니다. 2013년에는 바이패스 운전이 가능한 열 회수 환기장치로 특허를 받았는데요, 봄이나 가을 절전환기를 위해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적용하는 바이패스를 가장 간단하면서 효과적으로 만든 시스템입니다. 타사의 제품과 달리 당사의 제품은 제품의 크기를 늘리거나 높이지 않고도 동일크기의 바이패스를 적용한 차별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공조환기용 모터의 구조, 결로방지기능을 갖춘 환기장치 구조, 전열교환기 설치 개선 원터치 브라켓 등의 특허와 자체 욕실 팬 외관(천장형, 인라인타입), 천장형 전열교환기, 특수형 전동댐퍼, 인천시 중소기업 디자인 지원과제 욕실 팬 등의 의장도 등록하였습니다.
Q: 티젠에 담긴 뜻과 공조 및 환기산업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궁금합니다.
티젠(TIZEN)은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 혁신을 뜻하는 Innovation, 그리고 정점 및 절정을 뜻하는 ZENith의 첫 글자들을 합성한 이름입니다. 즉, 티젠은 기술 혁신의 정점이라는 뜻 입니다.
국내 환기시스템 시장의 규모는 약 1,500억 원 정도 됩니다. 저희 회사가 본격적으로 공조환기 영업을 시작한 시점은 2013년부터이며 현재 시장 점유율은 약 15%~20% 정도 됩니다.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8년에는 시장 점유율 50%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Q: 티젠에 대해 홍보할 수 있는 3분 스피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저희 회사의 기술력과 제품 우수성은 타 회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7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환기관련업계에서는 R&D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 입니다. 저희 회사의 모토가 “기술 차별화”인 만큼, 기술력과 그에 상응하는 제조력 또한 막강합니다. 또한, 공조환기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팬은 모(母)회사인 티비엠에서 20년 넘게 개발 및 생산을 해왔기 때문에 기본을 탄탄히 갖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쟁사들보다 저희 제품의 시험성적이 잘 나오고 있습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전문 공조환기회사의 비전이 직원들간에 넘치고 있기 때문에 5년 안에 공조환기의 리더가 될 수 있음을 자신합니다.
Q: 젊은 기업 티젠의 조직 및 직원 수는 어떻게 되나요?
총원이 43명입니다. 제품 개발을 하고 있는 연구소에는 7명이 포진하고 있으며 그 중 경력이 10년 이상인 직원만 3명입니다. 그리고 공조부문 기술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특판사업부, 환기부문 기술영업을 하고 있는 환기영업부, 회사의 모든 행정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는 관리지원부, 생산기술과 품질지원을 아우르고 있는 생산본부, 설계팀, 공사팀으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Q: 지속발전 가능성이 있는 티젠의 향후 목표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2017년까지는 B2B 내수시장에 주력하여 제품과 영업 안정화를 도모할 예정이고 향후 B2C시장에 접근하여 생산비중을 5:5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당사가 R&D 기술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5년내 국내 환기시장의 최강자가 되어 매출과 기술력에서 1위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최고의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의지와 노력이 우선 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Q: 홍현성 대표이사님의 좌우명과 인생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열정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간투자를 하라”가 저의 좌우명입니다. 어렵게 살아온 사람만이 안정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제 회사가 그 어떤 회사보다도 안정화가 되어있는 곳이기를 바랍니다. 항상 제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직원들이 일한만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매출이 좋은 회사를 여러 개 만들어 능력있는 직원들도 회사 운영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얼마 전 한 모임에 나갔을 때 참석자 중 한 명이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줄 생각이냐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2세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겨주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아무리 자식이라도 회사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면 가업을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잘 나가던 회사가 능력 없는 경영자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그 피해를 직원들이 고스란히 받기 때문이죠. 직원들 입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쫓아갈 수 없는 한계점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은, 차라리 회사 내 능력이 있는 직원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국내 시험인증기관이나 정부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제품을 하나 출시하려면 받아야 될 인증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저희는 서두에 말씀 드린 것과 같이 제품 품질 하나만은 최고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시험에 불합격될 염려는 없습니다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금전적ㆍ시간적 부담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시험인증산업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품질력을 앞세운 제대로 된 기업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국가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도중 홍 대표는 사무실 천장에 달려있는 제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 공공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 에어컨과 매우 흡사하였는데, 그 제품이 바로 환기를 담당하고 있는 전열교환기라고 한다. 전열교환기는 실내의 따뜻한 공기를 배출할 때 밖에서 들어오는 공기와 열 교환을 통해 온도를 올려서 환기시키는 장치다.
즉, 이 장치를 통해 실내 온도의 큰 변화 없이 환기를 시킬 수 있다. 현재 주요 고객은 건설 시행을 앞둔 설계사무소나 설비관련 회사들이라고 한다.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모든 아파트에는 환기 시설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며, 이 시설이 이전까지는 베란다에 설치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티젠은 이 시설을 집안으로 끌어들인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해오고 있다. 홍 대표가 밝힌 향후 계획 중 B2C 영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소비자들이 에어컨이나 공기정화기를 필수 가전제품으로 인식하고 직접 구매하는 것과 같이 환기시스템 시장도 다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경쟁업체 현황에 대해 물어보니 욕실 시설 관련업체는 10곳 정도, 전열교환기 분야는 40~50곳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업체는 티젠을 포함해 몇몇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를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입찰에 참여를 하는 곳인지 못 하는 곳인지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발주 처에서 사전 제한을 두어 일정 기준 이상의 품질을 보유한 업체들만 참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시장 내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단가가 저렴한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겠지만,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과 우수한 품질을 앞세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 놓는다면 ㈜티젠의 바람과 같이 국내 환기시장의 최강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미소기자 (m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