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 한국 상품을 역직구해 사업 기회를 얻는다. 국내보다 넓은 시장에서 한국 상품 인기, 틈새 공략 등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쿠딩(Kooding)은 동대문 한국 패션 상품을 해외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국내 동대문 기반 온라인 쇼핑몰과 협업을 맺고 역직구 플랫폼 `쿠딩닷컴`을 운영한다. 미국 매출이 전체 60~70%를 차지한다. 3년 전 창업을 시작했고 1년 전부터 사업을 본격화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300%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달 30~50% 수준으로 매출이 성장하는 추세다.
김영일 쿠딩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글로벌 서비스지만 6년간 미국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 출시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인터넷 사이트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와 미국 유통점을 연결한다. 백화점, 소매점 등 기업고객이 회원이다. 가입 뒤 사이트 내에 있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주문한다. 시장지원팀이 국내 화장품 브랜드에 전략 수립부터 계약까지 미국 진출 전 과정을 지원한다. 4월 서비스 시작 뒤 두 달 만에 미국에서 백화점, 체인점 등 50여 업체를 확보했다. 이들이 보유한 판매점 수만 1만 곳에 달한다.
쓰리클랩스(3CLAPS)는 아동복 역직구 플랫폼 쓰리클래스닷컴을 운영한다. 국내 아동복 브랜드를 구입해 북미, 홍콩 등지에 판매한다. 매출 75%가 미국, 20%가 홍콩에서 발생한다. 할리우드 유명인이 옷을 입은 자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의류, 화장품 등 해외에서 인기 있는 국내 상품을 발굴하고 틈새 시장을 공략해 사업 기회를 발굴했다. 쿠딩은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아시아인이 몸에 맞는 의류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미국 구매자 60~70% 이상이 중국인일 정도로 아시아계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패션에 민감한 문화적 특성도 한 몫했다. 하루에도 수 백개씩 올라오는 동대문 신상품으로 사용자 요구에 맞췄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 미국 내 아시아계만 2000만명 수준이다.
김 COO는 “남녀를 불문하고 미국에서 아시아계가 몸에 딱 맞고 예쁜 옷을 입으려면 유명 브랜드 고가 제품 말고는 힘들다”면서 “미국 시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한국 패션으로 채우면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화장품 등 한국 뷰티 상품 인기가 많지만 실제 미국 소비자가 접하기 어려운 점을 사업 기회로 삼았다. 사라 정 랜딩인터내셔널 대표는 “미국 여성 사이에서 질 좋은 한국 화장품 관심이 높지만 거래 방식이나 문화 차이로 실제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소비자가 화장품을 직접 체험하고 사려는 경향이 많아 소매점 중심으로 공략했다”고 말했다.
쓰리클랩스는 미국 내 아동복이 고가와 저가로 양분된 틈새시장을 공략해 인기를 끌었다. 김민준 쓰리클랩스 대표는 “미국은 세계 최대 아동복 시장이지만 유통구조 상 신규 사업자 진입이 어렵다”면서 “국내 아동복은 합리적 가격에 품질이 좋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