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윤활유` 조달시장에 스며들었다…공군, 공급 업체 고소

`가짜 윤활유`가 정부 조달시장에 흘러 들어갔다. 군 등 공공기관 수요처가 많아 피해 규모가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6일 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군 군수사령부는 규격 미달 항공 윤활유를 공급한 혐의로 윤활유 공급업체 `K화학`을 고소했다.

항공 윤활유는 항공기, 헬기는 물론이고 차량 등에 두루 쓰인다. 통상 특정 품질 규격을 제시하고 업체가 이에 맞춰 제품을 공급한다.

공군은 K화학이 공급한 제품 시료를 채취해 품질검사를 한 결과, 규격치에 미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K화학은 미국 화학기업 C사를 비롯해 국내외 윤활유 제조사 제품을 구입해 판매했는데, 공군은 저가 첨가제를 합성해 차액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윤활유는 일반 석유제품 대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다. 저가 첨가제를 섞어 판매하면 이익률이 크게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는 품질 규격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를 벗어난다는 것은 사실상 다른 제품을 혼합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의성이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군은 검찰 조사에서 K화학 혐의가 입증되면 형사 소송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K화학은 C사로부터도 사기 혐의로 피소돼 현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공군은 정확한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공군 관계자는 “제품 검사에서 품질이 미달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공급물량, 피해 규모를 산정했지만 현재 재산출하고 있고, 향후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용 윤활유 조달 시장은 연 3만배럴 내외, 금액으로는 50억원 규모다. 조달 계약과 더불어 군 부대에서 직접 구매하는 물량 비중도 높아 전체 시장 규모는 이를 상회한다. 대형 정유사는 물론 대리점 등 유통업체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크고 작은 입찰이 계속 이뤄지기 때문에 규격 미달 제품이 유입된다 해도 완벽하게 적발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K화학은 공군과 더불어 육·해군 등에도 윤활유를 공급하고 있어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혐의가 입증될 가능성도 있다.

K화학 관계자는 “국내외 화학제품을 구매해 조달 시장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면서 “소송과 관련해서는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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