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내일채움공제` 정책 장벽 낮춰야

“4대 보험금 내는 것도 이미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데 내일채움공제까지 부담할 중소기업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가입 기간 5년은 너무 깁니다. 근로자도 그럴 돈으로 월급을 더 올려 달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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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내일채움공제를 취재하면서 만난 한 중소기업인의 반응이다. 이미 근로자 급여 외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추가로 공제에 가입, 부담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이지만 정작 이들이 느끼는 정책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우수 인력에게 5년 뒤 2000만원 상당의 성과급을 제공하는 내일채움공제를 2년째 시행하고 있다. 근로자와 회사가 공제금을 분담, 근로자에게 `목돈`을 만들어 주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에 우수 인력이 유입, 장기근속으로 이어져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현재 공제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약 6000개사에 불과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합한 국내 중소기업 수는 340만개다. 중기청 관계자가 추산하는 공제 가입 가능한 중소기업조차 약 10만개사다. 공제금 부담 때문이다. 좋은 제도가 일부 기업에 한정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소기업이 정부 정책에 적극 참여하는 전환점이 필요하다. 장벽을 낮춰 더 많은 기업이 정책에 참여해야 한다. 가입 기간과 기업 분담금을 줄여 기업은 비용 부담을 덜고 근로자는 빠르게 성과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물론 중소기업 사업주의 인식 전환도 병행돼야 한다. 인건비를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여기는 경영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사업주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정책에 적극 참여하는 결단 역시 필수다.

정부가 밀고 중소기업이 동참할 때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은 지금보다 한결 나아질 것이다. 더 많은 중소기업이 내일채움공제에 참여하길 기대한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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