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로봇, 자동차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산 브랜드가 중국 내수시장을 과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는 `중국 내 첨단제품 시장에서 중국굴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휴대폰, 자동차, 평판 TV, 드론, 로봇 분야에서 중국 브랜드가 자국 내수시장을 과점하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4일 밝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자국 브랜드가 두드러지는 대표적인 분야가 휴대폰과 평판 TV다. 휴대폰은 올해 상반기 출하량 기준으로 자국 브랜드가 88.9%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판TV도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85.0%를 기록했다.
소비층이 확대 중인 일반 승용차는 올해 상반기(판매량 기준)에 자국 브랜드 시장점유율이 42.9%를 기록했다. 무역협회는 중국산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50%대 도달도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는 유망산업으로 부상한 전기차 등 신에너지 분야와 민간용 드론에서 중국 브랜드 약진은 압도적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에 총 12만대 신에너지 승용차가 중국시장에서 판매됐는데, 중국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드론 제작사인 DJI는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개인용 무인기 시장에서 77%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기업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수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외국인 투자기업 수출 비중은 2010년 54.6%였지만, 지난해에는 44.2%로 대폭 하락했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장은 “중국 기업이 첨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중국 브랜드의 중국 내 독과점을 걱정할 단계에 도달했다”면서 “앞으로는 전 산업에서 마케팅 네트워크 공유, 수출과 투자 공동 프로젝트 등을 통해 중국기업과 협력을 우선 고려하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