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산업단지 전초기지인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역동성이 떨어졌다. 구로공단에서 첨단지식산업센터로의 전환에 한계 상황을 맞았다. 생산성이 줄고 정보기술(IT)을 포함한 지식산업 비중은 둔화세다. 건물임대 사업자만 늘면서 기업 가동률은 바닥을 찍었다. 정부와 정치권 관심이나 위상도 하락한 모양새다. 판교테크노밸리에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국회의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과 대조된다.
3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G밸리 내 생산액은 2013년 1조721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조2868억원으로 떨어졌다. 2년 사이에 4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IT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 부진과 임대사업자가 증가한 탓이다.
지난 6월 기준 전기전자 업체는 2355개, 정보통신은 3505개다. 9815개 기업 가운데 단일 업종으로는 1·2위지만 전체 비중으로 보면 60%에 못 미친다. 여전히 섬유의복과 기계, 광고나 컨설팅 등 비제조 업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기존 입주 기업이 사무실은 그대로 두고 임대업으로 돌아선 사례도 증가했다. 2014년 이후 입주 기업 수 산정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임대 사업자가 지난 6월 기준 1892개로 추산된다. 전체 업종 가운데 3위다. 6개 기업당 1개꼴이다.
수출 감소는 더 심각하다. G밸리 입주 기업의 수출액은 지난해 24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지식산업센터로 전환하기 전인 1997년 27억2700만달러보다도 적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바닥 수준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산업센터를 표방하고 있지만 수출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자력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운 소기업 비중이 90%가 넘기 때문이다.
업체 가동률도 75.7%다. 산단공에서 가동률을 측정한 이래 가장 낮다. 2014년에 비해 무려 7.1%포인트(P) 깎였다. 가동률은 산단공에서 입주 기업 대상으로 2개월에 한 번 조사한다.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체 증가세도 멈췄다. 지난 6월 기준 9815개다. 2년 전에 비해 25개 늘어난 게 전부다. 가동 중인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8583개뿐이다.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 증가세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G밸리에 2010년 이후 7년 동안 들어선 지식산업센터는 10개에 불과하다. 미착공되거나 준공 연기된 것을 포함해도 15개다. 가장 작은 단지인 2단지는 2010년 이후 단 한 곳도 추가로 지어지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용 인원도 크게 감소했다. 2014년 16만2656명으로 최대 인원을 기록하고, 다시 15만9298명으로 줄었다.
G밸리가 지역구인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측에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서울 안에 유일한 산업단지인 G밸리가 다시 경쟁력을 갖추려면 부분 수정이나 구조 고도화 방식으로만 될 일이 아니다”면서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산업통상자원부와 서울시, 해당 지방자치단체, 산업단지공단이 함께 산업·지역 특성에 맞춰 종합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 현황>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