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석 게임문화재단이사장(법무법인 중정 대표 변호사)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는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이자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게임업계에 대한 애정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정 이사장은 엔터테인먼트 분쟁에서 손꼽히는 소송대리인이다. 2000년부터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분류 소위원으로 참여하며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10월이면 정 이사장이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은 지 2년이 된다. 게임문화재단은 게임업계가 2010년 약 100억원을 출연해 만든 재단이다. 권역별로 전국 5곳 병원에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주사업이다.
게임문화재단은 연간 6억~7억원 사이 예산을 운용한다. 대부분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운영비로 지출한다. 100억원 출연기금을 과몰입센터를 세우는데 소진한 후, 게임사 기부로 전액 예산을 짜 사업을 한다.
정 이사장은 “게임사가 지금보다 조금 더 재단 기부에 적극적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현재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기부가 중단된 상태다.
정 이사장은 “2010년을 전후로 100억원 출연이 가능했던 것은 온라인게임으로 산업이 활황이었기 때문”이라며 “모바일게임으로 산업 중심이 이동하며 중소 업체가 위축돼 공익사업에 대한 지출이 전체적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게임문화재단을 만들며 게임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지만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변하지 않은 것도 게임업계 기부가 소극적인 이유로 지목했다.
모바일게임사를 비롯해 대형 온라인게임사,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게임사 등 여전히 자금 여유가 있는 회사들이 기부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게임업계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에 재단이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각 회사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투자를 집중하면 보다 의미 있는 성과와 메시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자발적으로 만든 공익재단을 활용해달라는 제언이다.
게임문화재단은 앞으로 학부모와 청소년이 게임을 주제로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사업을 강화한다. 그 시작으로 올해 청소년 게임기자단을 발족했다. 봉사활동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정 이사장은 “게임문화재단은 그동안 게임 부작용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만드는데 집중했다”면서 “이제 게임을 문화 영역으로 끌어들여 보다 많은 사람이 게임을 편견 없이 즐기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