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태양광REC 판매사업자선정시장이 오는 11월 초 200㎿ 규모로 열린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 가격이 REC당 15만원대까지 올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태양광발전사업자들 신중한 경영판단이 필요하다.
29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따르면 하반기 태양광REC 판매사업자 선정 공고가 10월 첫 주 발표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당초 9월 이내에 공고를 낼 계획이었으나 일부 민간 발전사들 판매사업자 선정시장 참여 관련 행정절차가 늦어져 일정이 미뤄졌다. 다음 주에 공고가 나가면 한 달 후인 11월 초 입찰이 시작된다.
판매사업자선정시장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50㎿ 늘어난 약 200㎿라고 신재생에너지센터는 밝혔다. REC 매입자인 대형 발전사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의무물량이 늘어난 데다, 현물시장 가격이 워낙 높게 형성됨에 따라 판매사업자선정시장을 통해 REC를 수급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판매사업자선정시장 가격은 지난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8만6477원보다 적어도 20% 이상 오른 10만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반적으로 판매사업자선정시장 가격은 현물시장 가격의 70~80% 정도로 형성되지만, 최근 현물시장 가격이 워낙 단기간에 급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공식을 그대로 적용한 12만원대까지 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태양광업계는 밝힌다.
현재 전력판매가격(SMP)이 ㎿h당 7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판매사업자선정시장에서 REC가격이 11만원 정도로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는 업계 수익성이 나는 수준인 SMP와 REC가격 합산 17만~18만원에 맞춘 전망이다.
초유의 미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상반기 입찰 경쟁률이 5대 1을 기록했고 과거 치열할 때는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번 하반기 판매사업자선정시장 참여는 가격이 높은 현물시장보다 메리트가 적다는 분위기가 업계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태양광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판매사업자선정시장은 매년 두 번씩 열리기 때문에 당장은 가격이 좋은 현물시장에 REC를 판매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차후 상황을 봐서 판매사업자선정시장 참여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이미 100㎾급 태양광발전사업자 대부분이 현물시장으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업계에 돌고 있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현물시장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낮은 하반기 태양광REC 판매사업자선정시장에 대한 업계 관심이 대폭 줄어든 상황”이라며 “RPS 때문에 REC는 매입 수요는 계속 보장될 것이고, 당장은 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현물시장이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태양광REC=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에너지공단이 해당 발전 실적을 인증해 발급한다. 1㎿h가 1REC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력 공급 의무를 진 발전사는 REC를 매입해 의무량을 채운다. 태양광 발전사업자 수익은 태양광REC 가격과 전력판매 가격에 의해 좌우된다. REC 거래시장은 구매자인 대형발전사와 태양광발전사업자가 직접 계약을 맺는 `계약시장`과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중소 발전사업자 물량을 모아 발전사와 12년 장기 계약을 맺는 `판매사업자선정시장`, 스폿물량 거래가 이뤄지는 `현물시장`으로 나뉜다.
태양광판매사업자 선정시장 가격 추이
[자료: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