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현지 업체와 아임백 공급 계약 마무리
팬택이 베트남에 진출한다.
지난 6월 말 국내 시장에 40만원대 중가폰 `아임백(IM-100)`을 출시하며 기사회생한 팬택이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명가 재건 스토리를 쓴다.
팬택은 이번주 베트남 현지 업체와 아임백 공급 계약을 마무리한다. 공급 물량은 2만~3만대 수준이다.
팬택 관계자는 “베트남에 공급하는 제품 수량보다 글로벌 시장 비즈니스를 시작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팬택은 당초 글로벌 시장 진출 국가로 인도네시아를 타진했지만 베트남 현지 업체와 협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정준 팬택 대표는 베트남 업체와 직접 만나 막판 협상을 벌였다.
팬택이 베트남에서 판매할 스마트폰은 아임백이다. 국내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약 8만6000대가 팔린 제품이다. 무선충전·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을 겸비한 스톤이 묶음 상품으로 제공돼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베트남에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베트남 업체가 팬택 기술력을 전수받아 현지에서 만든다. 현지 통신 환경과 이용자 선호 기능을 고려, 일부 스펙이 변경된다.
팬택은 생산·물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 브랜드와 중저가폰 선호도가 높은 만큼 팬택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은 이 같은 정황을 두루 감안, 글로벌 시장 진출 출발지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팬택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것 자체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팬택이 과거부터 OEM에 강점이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인 만큼 기술력이 부족한 국가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팬택은 2006년 3월 베트남 유통업체 글로리스타에 휴대폰 4종을 공급했으며, 청산 위기에 몰려 있던 2014년 12월에는 베트남에 베가아이언2 1만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급한 불을 껐다. 과거 시장 경험을 되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레이스다.
팬택이 지난 3월 베트남에서 V950·V955 스마트폰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지 업체에 브랜드 사용권만 허가했을 뿐 개발한 제품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팬택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이란 등과 아임백 수출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이란은 팬택이 2005년 당시 시장 진출 1년 만에 점유율 3위를 꿰찬 경험이 있어 기대가 높은 시장이다.
관련 업계는 팬택이 베트남에서 당장 2만~3만대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아임백 후속 제품까지 지속 수출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한 것으로 내다봤다.
팬택은 지난 1월 2018년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률 5% 달성을 목표로 종합 모바일 디바이스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이란 등 시장에서의 성공이 절실하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