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이르면 올 연말에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시중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와 보험사 1곳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광구 행장 중심으로 우리금융지주 재전환이 어느 정도 확정됐으며, 내년 초에 증권사와 보험사 1곳을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점주주들이 선임한 이사로 이사회가 새로 꾸려지고 차기행장 선임 안건이 처리되면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주 전환은 KB국민, 신한, KEB하나 등 3강 구도에서 우리은행이 민영화 후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2014년 우리은행은 민영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하고 주요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을 패키지로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을 제외한 증권·보험 사업에 공백이 생겼고, 카드 부문도 시장 지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영화와 함께 우리금융 지주사 전환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면서 “매물로 나온 증권사와 보험사 1~2곳을 인수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에게 실수익으로 돌아갈 배당 문제도 지주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상반기에 양호한 실적에도 보통주 자본비율이 낮아 중간 배당을 생략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도 `지주사 전환`이 꼽힌다. 2014년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해체로 자회사를 편입하면서 BIS비율이 낮아졌지만 다시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BIS비율 상승은 물론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수익률이 증가할 수 있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우리은행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이 경우 국내 금융지주는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으로 5개 지주사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선두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금융이 업계 3위로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성장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이 필수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은행이 보유하지 않은 비은행권 중소 금융사 인수를 통해 라이선스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