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할 필요가 없는 연성회로기판(FPCB)용 연성동박적층판(FCCL) 소재가 나온다. FPCB 제조 원가를 10~20%가량 낮출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이 신소재는 압연박 형태로 제작돼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압연박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유비스톤(대표 곽상훈)은 니켈실버 합금 소재 FCCL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잠재 고객사와 성능 검증, 양산체계 구축을 거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FCCL은 동박과 폴리이미드(PI) 필름, 특수 접착제로 구성된 FPCB 핵심 소재다.
유비스톤은 FCCL에 들어가는 구리 동박을 합금 압연박으로 바꿨다. 구리 70%에 나머지 30%를 니켈을 비롯한 합성 소재로 채웠다. 신소재는 내식성이 강해 보호처리 없이 표면을 노출할 수 있다.
FCCL은 구리 부식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 도금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FPCB 제조 원가를 10~20%가량 낮출 수 있다. 도금 공정 생략으로 폐수 처리 등 환경 유해 요소도 원천 차단한다.
FCCL 신소재인 니켈실버 시트는 압연박으로 제작된다. 동박은 일반적으로 화학·전기 분해 반응으로 얻는 `전해 동박`과 소재 자체를 녹여 얇게 찍어내는 `압연 동박`으로 나뉜다. 압연박은 전해박에 비해 비싸지만 굴곡성, 내열성, 내구성이 우수하다.
지금까지 압연박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유비스톤이 니켈실버 FCCL을 압연 방식으로 제작하면서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기본 20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찍어낸다. 1㎛ 단위로 두께를 조절할 수 있다. 기본 공정 규격인 270㎜ 폭으로 만들 수 있다. 520㎜ 규격 제품도 올해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곽상훈 유비스톤 대표는 “압연 동박은 전해 동박보다 내구성이 우수해 특정 용도에 따른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수입에 의존했다”면서 “전체 동박 수요의 30~40%를 차지할 정도여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니켈실버 FCCL 단점은 높은 저항이다. 구리 소재 FCCL보다 면저항 값이 10~15배가량 높다. 가격은 기존 구리 소재 FCCL과 동등 수준으로 맞췄다. 압연박 소재 자체는 더 비싸지만 압연박을 FCCL로 제조하는 `합지 공정`을 개선했다.
면저항 값이 다소 높은 만큼 구리 FCCL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특정한 용도에 맞춰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1차 적용 목표는 스마트폰 내부에 들어가는 안테나류(인테나)다. 구리 수준 저저항보다 내구성과 굴곡성이 중요한 분야기 때문이다.
곽상훈 대표는 “인테나 적용 시험 결과 저항을 제외한 나머지 성능 지표는 구리와 동등하거나 더 우수했다”면서 “무엇보다 도금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