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관리와 원전 폐로, 최근 연이은 지진까지 국내 원자력·방사선 산업은 격동기를 보내고 있다. 그만큼 수많은 우려와 논란 앞에 서 있지만 이를 겪지 않고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뜨거운 감자를 원전 산업계가 외면하지 않고 계속 소통하려는 것도 신기후체제 이후 점점 역할이 커져 가는 원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다. 이번 `2016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NURE 2016)`는 원자력·방사선 미래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올해로 6회를 맞는 NURE 2016가 서울 코엑스에서 21일부터 사흘 동안 열전에 들어간다. 원자력과 방사선 분야 산·학·연이 모두 모여 산업 가치와 비전을 공유한다. 슬로건 `익스피리언스 더 뉴웨이브`에서 볼 수 있듯 현재의 정책과 기술을 알리던 지금까지 행사와 달리 올해는 미래 가치에 대한 비전 공유가 중심이다.
전시 방식도 원자력과 방사선, 생활과 미래를 연결하는 콘텐츠 중심으로 바꿔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 원자력과 방사선에 대한 정보를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최근 경북 경주 지역 지진과 관련 원자력 시설 안전에 관해 궁금한 점도 전시 현장에서 확인은 물론 관계자들로부터 더욱 자세한 내용도 들어 볼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원자력 및 방사선 산업의 역사와 국내 기술 수준에 더해 사용후핵연료 등 방사성폐기물 처리, 원자로 폐로, 차세대 원자로와 같은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미래 기술 정보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원전 해체 및 방사성폐기물과 관련해선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 기술, 방사선 안전 환경, 원전 제염과 해체,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술이 소개된다. 여기에 22일 열리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현황 및 정책 방향` 콘퍼런스에선 국내외 전문가들이 사용후핵연료 처분 기술 이슈를 논하고, 프랑스·핀란드 등 해외 관련 정책과 기술도 점검한다. `글로벌 방사선카운슬러 포럼`에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제염사업 현황과 계획 등을 들을 수 있다.
핵·방사선 의료 분야는 일반인이 관심을 둘 만한 분야다. 방사선 치료와 검사 장비, 양전자 단층촬영(PET), 핵의학 기술 등이 전시된다. 의료 산업 곳곳에서 쓰이는 방사선 기술의 활용 사례를 통해 원자력·방사선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21일 `방사선의학포럼`에서는 국내 유통 수산물 안정성과 우주방사선 실체, 암 예방에 좋은 음식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국내 원자력·방사선 산업계 수출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베트남,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주요 수출 대상국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열린다. 이 밖에 해외 원전 및 방사선 시장 분석 강연과 중소기업 실무자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 교육도 마련됐다.
물리적 방호와 사이버 보안 관련 안전 기술도 다양하게 소개된다. 물리적 방호에선 각종 원전 관련 안전 시스템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국내 원전들의 지진 방호 개선 사항 등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선보인 방사선 차폐 섬유와 보안 시스템, 방사선 기기 등도 흥미로운 분야다.
NURE 2016 조직위는 “말로만 듣던 세계 5대 원전 강국의 기술 현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면서 “새로운 안전 기술과 미래를 통해 원자력·방사선에 대한 우려가 관심으로 전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