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각종 첨단 편의 기능이 일반차 시장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첨단 편의사양은 국산 중형이나 준중형 차량에서는 선택 사양에조차 들어가 있지 않아 애프터 마켓을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국산 중형·준중형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국산 자동차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헤드업디스플레이(HUD)·액티브노이즈캔슬레이션(ANC)·메모리시트·스마트테일게이트 등 다양한 사양들이 최근 중형·준중형 자동차에 장착돼 출시됐다.
르노삼성자동차 QM6는 화이트노이즈로 소음을 상쇄하는 ANC 기술을 탑재해 주목을 받았다.
ANC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운전자가 최상의 오디오 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프리미엄 카 오디오 기술 중 하나다. 엔진·노면음처럼 자동차 주행 과정 중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음을 상쇄해 없애준다.
이 기술을 보유한 오디오 전문업체도 하만·보스·파나소닉 정도에 불과하다. 완성차 업체들이 이들 기술을 채택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경부터로 GM 캐딜락, 포드 링컨, 닛산 인피니티 등 고급브랜드를 중심으로 채택됐다. QM6는 보스 오디오 11개 스피커가 들어가 최고급 세단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오디오 환경까지 구현해 냈다.
앞서 르노삼성이 상반기 출시한 SM6도 프리미엄 사양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별도로 올려 주요 정보를 확인시켜준다. 내비게이션 지도 안내 서비스와 차량 주행 정보를 눈을 돌리지 않고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들 차량 외에도 핸즈프리 스마트 테일게이트, 운전 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의 다양한 편의사양들이 대중화 바람을 탔다. 일반차에 들어가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현대차는 아반떼·투싼·아이오닉 등 준중형 차량 모델에 편의사양을 추가한 `밸류 플러스` 트림과 패키지를 신설했다. 아반떼에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등 편의사양이 들어갔다. 투싼에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운전석 통풍시트 등이 추가됐다.
올 상반기 출시된 GM 말리부에는 초음파 센서가 총 17개 들어가 있다. 이들 센서와 장·단거리 레이더 및 전후방 카메라가 차량 주변을 감시하면서 잠재적인 사고를 예방한다.
최근 선보인 현대차 신형 i30에는 사각지대나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인지해 경보해주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과 충격흡수가 뛰어난 우레탄 재질의 인슐레이터(진동 흡수 장치) 등이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편의 사양 때문에 크기가 작아도 수입 고급차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국산 일반차에도 최신 편의사양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면서 수입차로 돌아간 고객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