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업진흥원(SBA)이 녹색산업지원센터를 운영한지도 5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녹색산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확대됐습니다. 이제는 저변 확대보다는 핵심 분야에 대한 선택적 지원으로 해외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할 때입니다.”
문종현 SBA 기업성장본부장은 녹색산업 지원이 양적 확대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기업의 녹색인증 등 관련 인증 획득과 기술개발 지원, 인력 교육 등에 집중해 온 지원을 실질적인 마케팅과 판로확보 분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녹색산업지원센터가 처음 설립됐을 당시 센터 초기 안착과 지원 사업 등을 기획했었던 그다. 그만큼 녹색산업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고 5년간 지원사업이 어떻게 달라졌는 지에 대해서도 잘안다.
그동안 센터 지원을 받은 기업 수만도 1000여 곳이 넘는다. 올해도 벌써 232개사가 녹색기술 시제품 제작과 컨설팅,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원기업 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지원기업 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기업이 제대로된 제품을 만들고 판매성과를 올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것들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저희 일 입니다.”
수는 적더라도 제대로된 기술로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기업을 배출하고, 이 사례를 통해 다른 기업도 해외에 진출하는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문 본부장이 구상하는 녹색산업 생태계 전략은 `IT융합`, `현지 맞춤`이다. 센터가 위치한 구로디지털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중소기업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녹색산업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녹색기술 판로개척 사업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일 에너지·환경 기술보다는 IT와 융합한 서비스적 개념으로 접근할 때 해외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맞춤 전략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현재 대기오염이 심각한 만큼 환경IT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 바이어가 우리나라 대기·환경 분야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전력인프라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이 전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어 발전설비, 배터리, 원격검침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융합한 마이크로그리드 모델 수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동안 SBA가 쌓아온 해외 마케팅과 네트워크 노하우, 바이어 데이터베이스 등을 모두 동원해 녹색기업의 해외진출의 문을 열겠다는 각오다.
문 본부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에는 충분히 해외에서 활약할 만한 기술과 제품을 가지고 있는 곳들이 많다”며 “하지만 낮은 인지도와 수출 실적 부재로 수출 첫 문을 여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만큼 이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저변마련에 역량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