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갤럭시노트7 리콜 문제 등 당면한 위기상황 돌파와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2일 이사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프린팅 사업부 분할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 이 부회장은 10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결의되면 등기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구원투수로 전면에 등장한 배경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쉽게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을 발표한 후에도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8~9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와 소비자안전위원회(CPSC)는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끄고 사용을 중단하라”고 발표했다. 19일부터 시작될 제품 교환 시점이 일주일이나 남았지만 연이은 악재로 이 부회장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갑작스런 와병으로 경영일선에 물러나면서 오너십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년 넘게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 실적반등과 삼성계열사 사업재편을 이끌며 경영자로서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급변하는 IT산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기존 등기이사인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신종균 사장 등과 함께 공동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맡게 되지만 회장직으로 승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