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TCL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의 11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6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조달을 안정되게 받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각도로는 `더 이상 대형 LCD 투자는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LGD 역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 공장을 짓고 있기 때문에 삼성과 마찬가지로 대형 LCD 라인 투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LCD 장비, 재료를 판매해 오던 후방 업체에 위기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 고객사 공략을 강화한다면 단기로는 큰 기회 요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LCD, 한국 시장에는 OLED로 각각 대응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야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이는 장비와 재료에 모두 해당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LCD용 핵심 화학 재료는 크게 일곱 가지가 꼽힌다. 박막트랜지스터(TFT)와 컬러필터(CF) 생산 때 활용되는 소재다. 노광 공정에 사용하는 감광액(포토레지스트)과 현상액(디벨로퍼), 배선용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식각액(에천트), 식각 공정 후 남아 있는 감광액을 제거하는 감광액 제거액(스트리퍼), CF 회로 패턴을 새길 때 쓰는 컬러 감광액(RGB 레지스트), 컬러필터 RGB 분리 소재(레진 블랙 매트릭스), 기판 사이 간격 유지용 스페이서를 형성하는 포토 스페이서 등이다.
일본 스미토모, JSR, TOK와 독일 머크가 이들 LCD 케미칼 시장 강자지만 국내 업체 가운데에도 동진쎄미캠,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솔브레인, 엘티씨, 삼성SDI, LG화학 등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동진쎄미캠과 이엔에프는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동진쎄미캠은 감광액, 식각액, 감광액 제거액이 주력 매출원이다. 감광액과 식각액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동시 공급하고, 감광액 제거액은 LG디스플레이에만 공급한다. 최근 중국 BOE와도 전략 협력 관계를 맺고 재료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차이나스타와도 재료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이엔에프는 식각액 분야에서 중국 비중을 늘리고 있다. 회사는 차이나스타와 관계가 좋아 실적 성장 기대감이 크다. 차이나스타가 조달하는 식각액 가운데 90%가 이엔에프 제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엘티씨는 삼성디스플레이에 감광액 제거액을 독점 공급하는 회사다. 앞으로 중국 쪽으로 영업을 다각화해야 매출 성장세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솔브레인 역시 LG디스플레이에만 식각액을 소량 공급하고 있어 고객군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컬러필터용 RGB 분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TCL그룹과 1000억원대 투자의향서를 교환한 상보도 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보는 TCL에 광학필름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퀀텀닷 필름을 공급했다.
LCD 장비 업계도 중국을 노크하고 있다.
비아트론은 열처리 장비로 중국 시장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기판 절단 장비, HB테크놀로지는 TFT LCD 광학 검사 장비, DMS는 세정·현상·감광액 코터 장비로 각각 중국 LCD 장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케이씨텍도 DMS와 비슷한 세정, 현상장비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
인베니아는 건식 식각장비, 탑엔지니어링은 액정 분사 장비와 절단 장비, 케이맥, 디이엔티 등은 검사 장비, 로체시스템즈는 이송 장비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노크할 것으로 보인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