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유산업(대표 현유수)은 자사 전기그릴 중국 수출을 위해 중국 전기전자 분야 강제인증 CCC를 받아야 했다. 비싼 대행료를 요구하던 사설업체를 헤매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운영하는 중국시험소 존재를 알게 됐다. KTL 중국시험소가 제공하는 사전시험으로 부적합사항을 개선했다. CCC 취득 기간과 비용도 단축할 수 있었다.
KTL 중국시험소가 우리 기업 수출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TL의 공신력과 저렴한 시험 비용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 중국 시장을 파고들었다.
지난 8일 찾은 중국 선전시 바오안구 아파트형 공장에는 소규모 제조업체가 즐비했다. 업체들 사이에 자리잡은 KTL 중국시험소에는 한 직원이 안전성 테스트를 앞두고 장비 점검이 한창이었다. 화재, 기계적 위험 상태, 감전 등 기본적 안전을 점검하는 장비다. 중국 현지에 전기전자 분야 공인시험소를 갖춘 것은 우리나라 시험인증기관 중 처음이다.
KTL은 2010년 중국 선전에 시험소를 세웠다. 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인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KTL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제전기기기인증(CB) 발행은 5만5278건으로 세계 1위다. 2위인 우리나라의 7865건보다 일곱 배나 크다. 중국 산업 중심도시 선전에는 에스지에스(SGS), 티유브이(TUV), 인터텍 등 글로벌 인증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L 중국시험소는 우리 기업의 중국 인증 획득을 밀착 지원한다. 강제인증 CCC와 자율인증 CQC 등 중국 인증은 `정글만리` 같이 까다롭기로 소문이 났다.
박기병 KTL 중국시험소장은 “중국 인증은 한국 기업이 아무런 외부 도움 없이 신청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절차가 많다”며 “보통 시험기간은 양산 적용 가능한 범위에서 2달 정도 걸리는데 담당 부서별 편차가 커 짜증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TL 중국시험소는 단순 대행을 넘어 사전시험과 부적합을 개선하는 엔지니어와 시험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KTL 중국시험소는 기업 국제인증 취득 업무도 돕는다. 중국시험소는 국제전기위원회(IECEE) CB 인증기관(CBTL) 소속이다. 가전, 조명기기, 정보기술(IT), AV(Audio·Video) 네 개 분야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CB인증을 획득하면 세계 54개 CB회원국 수출이 가능하다. 중국시험소는 이에 바탕을 두고 제품 개발에서 다국적 인증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토털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스톱 토털 패키지` 서비스 성과도 나왔다. 아이피타임(ipTIME) 공유기 제작 업체 지온컴(대표 구자천)은 KTL 중국시험소 협력으로 최근 생산한 충전기에 CB를 취득했다. 이에 중국 CCC, 한국 KC, 대만 BSMI, 유럽 CE, 미주 FCC 등 공인인증 취득 효과는 덤으로 얻었다.
곽정근 지온컴 매니저는 “2013년부터 KTL 중국시험소 서비스를 받은 이후 의사결정체계도 달라져 제품 개발부터 인증을 신경 쓴다”고 말했다.
KTL 중국시험소는 블루투스 시험,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 인증 패스트 트랙 도입 등으로 세계 인증시장 경쟁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블루투스 SIG(블루투스 기술개발, 제품 보급을 위해 다국적 기업이 설립한 비영리단체)가 공인하는 국제공인시험기관인 BQTF 구축을 준비 중이다. 지난 8월 중국 CFDA 국가급 시험소 광동성 의료기기 시험소와 맺은 업무협약에 바탕을 두고 한국에서 CFDA 인증을 받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내년 초 시행한다.
KTL은 우리 기업 수출 지원을 세계로 확대한다. 연내에 미국,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에 신규 지사를 세울 계획이다.
이원복 KTL 원장은 “현재 세계 52개국, 126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수출 기업을 지원한다”며 “앞으로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수출 증대, 내수기업 수출기업화를 위한 국제 네크워크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중국)=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