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표준화 전담 부서 둔 기업 0.5%뿐…사내 표준화에만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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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제조기업 표준화 활동이 조직과 활동 빈도 면에서 지극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준화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기업은 200개 기업 가운데 1곳에 불과했다. 단체·국가·국제 표준에 참여하는 기업 비율도 3%에 못 미쳤다. 내부 표준화에 매몰된 채 국내외 표준시장에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기업 가운데 사내 표준화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2082곳에서 표준화 전담 부서를 둔 곳은 10곳뿐이다. 이마저도 태스크포스(TF), 사무국 등 임시조직 형태가 대다수였다. 우리나라 제조업체가 표준문서를 관리하는 사내 표준화에 집중하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서경미 표준협회 표준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사내표준화는 표준 문서를 업데이트하는 작업이 주로 이뤄지는데 이것을 1년 동안 계속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인증 심사를 하는 주기가 올 때에만 TF 등 임시 조직으로 대응하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표준 상설 조직으로 운영하는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사내표준화는 기업 규모에 따라서 편차가 컸다. 500명 이상 종사자 기업의 사내표준화 시행 비율은 98.3%에 달했다. 반면에 20명 미만 기업은 38.5%에 불과했다. 이들 중소·영세기업이 사내표준화 활동을 벌이지 않는 이유로는 `원청업체 스펙에 따라 생산하기 때문`이 62.2%로 압도했다.

기업 외부 표준화 활동 참여율도 2.4%로 극히 저조했다. 단체표준화 참여가 4.1%로 가장 높았지만 국가표준화 1.5%, 국제표준화 1.7%로 미흡했다. 내부 표준화 활동이 활발한 500명 이상 기업도 회사 밖 단체표준화 6.5%, 국가표준화 3.1%, 국제표준화 2.0%로 평균 약 3.8%에 그쳤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외부 표준화 활동 인식은 극히 낮았다.

서 연구원은 “기업이 가진 기술을 표준화 활동에 녹여 내는 (외부 표준화) 활동이 중요하지만 사내표준화 활동에만 매몰되면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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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사는 표준협회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우리나라 제조 분야 3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대분류에서 제조업(C)에 한정한 기업 가운데 제조업 하위 분류, 종사자 규모를 고려해 다단계 층화 추출했다. 종사자수 500명 이상 기업 311개는 전수 조사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 ±4.4%p다.


사내표준화 활동 시행 정도

(전체 3000개 기업 바탕)

자료: 한국표준협회

단체표준화, 국가표준화, 국제표준화 활동 참여 경험

(사내표준화 활동 수행 기업 2082개 기업 바탕)

자료: 한국표준협회

제조업 표준화 전담 부서 둔 기업 0.5%뿐…사내 표준화에만 매몰
제조업 표준화 전담 부서 둔 기업 0.5%뿐…사내 표준화에만 매몰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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