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속터지는 `리콜문화` 바꾼다

0.0024% 불량에도 전량 회수…소극적 리콜문화 전환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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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일 갤럭시노트7 배터리 문제를 공식 인정하며 사과하고 있다. 수조원 손실을 감수하며 적극 대처한 것을 두고 `소극적 리콜문화를 바꾸는 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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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결정을 계기로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리콜 문화`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0.0024%의 불량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안전과 시장 신뢰도를 이유로 갤럭시노트7 전량을 리콜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기업에 모범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당장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리콜에 소극적인 국내 기업 리콜 문화가 바뀌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조원 이상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전량 리콜이라는 예상을 뛰어 넘는 과감하고 신속한 조치를 결정했다.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이라는 파격적 조치는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과 고동진 사장의 의지가 전제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안팎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 스캔들로 감내할 직접적 경제손실은 최소 1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고객에 전달된 100만원짜리 갤럭시노트7 100만대를 교환 또는 환불한다. 창고에 쌓인 나머지 150만대도 수거한다. 손실규모가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통 큰` 결정은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신의 한 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갤럭시노트7 전량을 리콜한다고 하자 `진정성이 느껴진다` 혹은 `삼성전자 제품에 호감이 생겼다`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단기적으로 신뢰 추락과 실적 하락 등 타격을 피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신드롬`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상 밖의 반응 이면에는 만연한 `기업 불신` 풍조가 자리한다. 당연히 받아야 할 서비스를 받지 못하다보니 삼성전자 조치가 `파격`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은 외국에 비해 제품 하자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 실수를 인정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가습기 살균제나 자동차 연비·급발진 사건 등에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기업을 보며 소비자 불신은 극에 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안전문제와 관련이 있다고는 하지만 수조원 손실을 감수하며 제품을 전량 회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조치”라면서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고객서비스를 적극 제공하는 기업문화가 퍼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콜 1586건 가운데 자발적 리콜은 536건으로 33.8%에 불과했다. 자진리콜이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이미지 실추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기업이 상당수다.

미국은 제조물책임법, 집단소송제 등이 강력해 자발적 리콜이 활성화됐다. 우리나라와 달리 리콜을 자연스러운 고객서비스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

삼성전자의 선제적 리콜 결정이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제조사의 리콜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전과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연도별 자발적 리콜 현황(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연도별 자발적 리콜 현황(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연도별 자발적 리콜 현황(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