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기업 투자가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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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이 석 달 연속 줄고 있다.

회사채는 기업이 시설 투자나 운영 등의 장기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종류에 따라 일반회사채,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 있다. 문제는 대다수 일반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일반회사채 감소폭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회사채와 주식은 6월보다 7.8%(9147억원) 감소한 10조8791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은 10조2507억원으로 전월 대비 4.9% 줄었다.

특히 일반회사채 발행은 1조3940억원으로 전월 2조2350억원보다 37.6%나 감소했다.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32.6% 줄었고 대기업(-32.4%)이나 중소기업(-52.6%) 할 것 없이 모두 일반회사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이 투자라는 리스크를 안기보다 벌어들인 수익을 지키는 데에만 급급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굳이 이자를 물어 가며 채권을 발행하기보다 있는 사업에만 집중하자는 인식이 강하다.

올해 상장사 반기 이익은 시장 기관의 예측을 뛰어넘는 사례가 많았다. 이미 올해 전체 이익도 최대치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여기까지라는 데 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물건은 잘 안 팔리는데 이익만 내는 불황형 흑자가 지속될 리 없다.

상장사는 신규 설비 투자가 지난해의 3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불황기에 어설픈 투자는 기업의 명운을 뒤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지갑을 닫고 관망만 하는 자세는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글로벌 기업은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아 계속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든 지금 하는 일을 제일 잘하게 하는 일이든 투자는 이익을 창출하는 근원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됐고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지만 글로벌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기업의 시황 관망이 길어진다면 내년 경기활성화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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