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체의 80%가량이 부채가 감소했다.
2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626곳의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평균 115.40%로 작년 말보다 3.15%P 떨어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재무안정성은 지속적으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채비율은 재무 건전성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수치다.
조사 대상 기업의 올 상반기 말 현재 부채총계는 1178조6732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0.27% 늘었다. 반면에 자본총계는 1021조4160억원으로 작년보다 3.01% 불어나 부채보다 증가폭이 컸다.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곳은 361곳으로 전체의 57.7%를 차지했다. 부채가 50% 이하인 기업은 194곳으로 31.0%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를 초과한 곳은 98곳으로 15.7%로 집계됐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부채비율 100% 이하인 곳은 7곳(1.1%P) 늘고 200% 초과 기업은 2곳이 감소해 전체적으로 재무안정성이 나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폭으로 개선된 것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연구개발이나 설비 확충에 쓰기보다 부채를 갚아 금융비용을 줄이는데 집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14.44%)과 순이익(20.17%)은 크게 늘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매분기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늘어 상장사 유보금은 매년 쌓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설비투자에 쓰는 돈은 줄어 올해 신규 설비투자가 작년의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장사들이 현금을 보유한채 글로벌 경기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모 금융투자사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갈수록 준다는 것은 기업의 재무안정성이 좋아진다는 이점은 있다”며 “하지만 현금을 쥐고 있기만 하고 연구개발이나 설비 투자에 쓰질 않는다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필요한 투자에는 지갑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6년 상반기 말 부채비율>
< 2016년 상반기 말 부채비율 분포>
< 2016년 상반기 말 업종별 부채비율>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