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베트남 현지 법인을 연간 매출 1조원의 동남아 1위 전선 회사로 키운다. 2021년까지 베트남은 물론이고 주변국 전력·통신 인프라 수요를 흡수한다. 다음 달 상장으로 모은 자금은 신규 설비 투자에 활용한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LS-비나(VINA)와 LSCV는 2015년까지 연 평균 20% 가까이 고도성장했고, 2021년 기준 내부 목표는 연 매출 1조원”이라며 “베트남은 연평균 GDP 성장률이 6.5%인데 전력 수요 성장률이 10~12%를 상회하는 만큼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LS-비나와 LSCV는 LS전선이 세운 베트남 현지 법인이다. 지난해 두 법인은 4900억원 매출을 올렸다. 베트남 전선 시장 점유율 30%인 1위 기업이다. 베트남과 주변국 경제가 급성장하며 발생하는 전력·통신 인프라 수요가 최대 성장 동력이다. 2021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을 노린다.
두 법인 지주회사인 LS전선아시아는 다음 달 22일 한국 증시에 상장한다. 외국 기업 지배지주회사(SPC) 제도를 이용해 우리 기업 해외 법인이 국내 상장하는 첫 사례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규모가 베트남 현지의 20배가량이어서 원활한 자금 조달이 기대된다.
명 대표는 “베트남 주변국인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도 연평균 6% 이상 높은 성장을 하고 있어 LS전선아시아 성장에는 무리가 없다”며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시장을 기반으로 아세안 시장 `넘버원`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S전선아시아 상장으로 모은 자금은 LSCV 설비 증설에 투자한다. 공장 내 유휴부지에 중압(MV) 케이블 생산 시설을 들여온다. 내년까지 증설을 마친다. LSCV는 현재 저압(LV) 케이블과 통신 케이블(UTP, 광 케이블)을 생산 중이다. 2020년까지 산업용 특수 케이블 추가 생산을 검토한다.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베트남 남부 산업화, 도시화 수요가 타깃이다.
LS-비나는 고부가 상품 판매로 LS전선아시아 성장을 이끈다. 초고압(HV) 케이블로 정부 주도 전력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베트남 현지 전선 기업은 저압 케이블을 생산하는 반면에 LS-비나는 저압부터 초고압 케이블까지 모두 생산한다.
베트남에는 프랑스 넥상스가 현지화에 실패, 철수하면서 글로벌 전선 기업은 LS전선만 남았다. HV 같은 고난도·고부가 제품이 LS전선아시아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HV 케이블은 66㎸ 이상 고압 전력을 송전할 수 있는 케이블이다. 땅 속에 매설하는 지중선으로, 각국 전력청이 주요 고객이다.
LS전선은 올해 베트남 법인 HV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LS-비나의 HV 매출은 2013년 268만달러에서 지난해 204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익률은 22.4%에서 4.2%로 급감했다. 올해는 매출이 50% 늘어 300만달러를 넘어서고 이익률도 개선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내륙 지중화 사업이 호재다.
명 대표는 “2014년, 2015년에 베트남 경기가 잠시 출렁이면서 수주가를 조금 낮게 잡은 측면이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HV 매출이 확대돼 베트남 시장에서 훨씬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베트남)=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