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후끈` LS전선 베트남 공장…`동남아 1위 종합전선회사` 담금질

“공장 들어오기 전에 수건 꼭 받아서 챙기십시오. 조금만 돌아다녀도 수건이 필요할 겁니다. 지금부터 공정을 설명할 테니 수신기 전원을 켜주십시오.”

기계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무선 송·수신기를 써야 원활한 대화가 가능했다. 베트남 날씨에 적응한 몸도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땀이 났다. LS전선 베트남 공장은 그야말로 `뜨겁게` 손님을 맞았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설비와 자체 용광로가 엄청난 열을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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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비나 용광로에서 구리 선재(rod)르 뽑아내는 모습

베트남 북부 항구 도시 하이퐁은 LS전선 베트남 사업의 처음과 끝이 있는 곳이다. 첫 번째 현지 법인 LS-비나(VINA) 공장이 있다. 올해 진출 20주년을 맞는다. 하이퐁 공장은 전선만 만들지 않는다. 전선 기본 소재인 선재까지 자체 생산한다. 최고 1000℃ 열을 뿜는 자체 용광로를 갖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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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케이블 연선(여러 가닥을 합치는 과정) 모습

이 곳에서 생산한 구리와 알루미늄 선재는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위치한 두 번째 생산 법인 LSCV 공장으로도 보낸다. 현지 업체가 생산하지 못하는 230㎸급 초고압(HV) 케이블도 하이퐁에서 생산한다. 재료 가공과 연선(Conductor Stranding), 절연(Insulation), 피복을 입히는시스(Sheathing) 공정까지 내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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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케이블 시스(압출기를 이용하여 외부 피복을 입히는 공정)

초고압 케이블 생산 라인 핵심 시설은 지상 40m에서 미끄럼틀처럼 내려오는 거대한 관로다. 현수식연속압출시스템(CCV: Catenary Continuous Vulcanization)으로 불린다. 초고압 케이블은 도심으로 전력을 보내는 크고 무거운 지중선이다. 수평으로 생산하면 피복을 입히는 과정에서 중심 선재가 한 쪽으로 쏠린다. 공장 한 켠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CCV가 이를 해결한다.

품질 검사도 까다롭다. 전선 끝에서 끝까지 전류를 흘려보는 통전 시험, 수조 환경에서의 통전 시험, 내전압 시험까지 4~5개 항목 시험을 거쳐야 비로소 출하된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이 통과해야 하는 필수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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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케이블 완제품 외관을 검사하는 모습

LS-비나 관계자는 “초고압 케이블은 입찰 과정이 길고 까다롭기 때문에 주문에서 납품까지 거의 1년이 걸린다”며 “한 번 설치하면 30~40년을 써야 하는 제품인 만큼 한 번 잘못 만들면 쓰는 내내 전력 손실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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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에 감긴 전력케이블 완제품을 작업자가 검사하는 모습

하이퐁이 LS전선 베트남 사업의 현재라면 호찌민은 미래를 대비하는 곳이다. LSCV가 UTP((Unshielded Twisted Pair), 광케이블 같은 통신 케이블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증설과 추가 투자가 활발하다. 지난해 저압(LV) 케이블을 생산 품목에 추가했다. 올해 중압(MV) 전력선 설비 투자가 예정됐다. LS전선의 `동남아 1위 종합전선회사` 구상이 완성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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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CV 공장 전경

베트남과 주변국 도시화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는 MV, LV 전력 케이블 납기에 대응한다. 주력 생산 품목인 통신케이블은 향후 베트남 내수 판매가 급증할 전망이다. UTP는 근거리통신망(LAN), 광케이블은 초고속 통신망 구축에 사용된다.

송우성 LSCV 법인장은 “베트남은 아직 3G 통신조차 제대로 터지지 않을 만큼 통신 환경이 열악해 여러 건의 망 구축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며 “지금은 통신 케이블 내수 판매 비중이 5% 정도지만 현지 판매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찌민(베트남)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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