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여기에 더해 최대 두 번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밝혀 세계 경제계에 긴장감을 더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26일(현지시각)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해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계속 견조한 고용시장과 더불어 경제 활동이나 물가에 대한 전망”을 고려할 때 이런 의견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경제전문 매체를 포함한 미국 언론들은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더 오를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고 풀이했다.
미국 연준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모아 만드는 `점도표`를 통해 지난해 금리를 올릴 때 올해 네 번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고, 지난 6월에는 올해 두 번 정도 인상이 가능하다는 새 전망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6월 이후 불안한 세계 경제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미국의 실물경기 등 여러 요인을 거론하며 올해 한 번만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연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힘을 얻어 왔다.
금융시장에서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 9월보다 12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발언이 오는 12월은 물론 9월에도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을 받자 “(옐런) 의장의 이날 발언은 당신이 질문한 두 가지 질문 모두에 대해 `예`라고 답하는 것과 일맥상통하지만,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들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라고 말했다.
이런 피셔 부의장의 발언에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인다고 해석했지만, 만약 연준이 금리를 올해 한 번만 더 올린다면 9월보다는 12월에 비중을 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9월 인상 확률은 이날 GDP 수정치가 발표되기 전에 24%였다가 이날 오후 36%까지 올라갔다. 12월 인상 확률은 53.6%에서 60.9%로 높아졌다.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1P(0.29%) 하락한 1만8395.4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43P(0.16%) 낮은 2169.04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6.72P(0.13%) 높은 5218.9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3대 지수는 상승 출발한 이후 장중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업종이 2.11% 하락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통신업종이 1% 넘게 떨어졌고 산업업종과 소재업종, 에너지업종, 소비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에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기술업종은 상승했다.
3대 지수는 옐런 의장 연설 직후에는 금리 인상 우려가 약해 오름폭을 늘렸으나 피셔 부의장이 옐런 의장 연설에 대해 다음 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하자 하락 전환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